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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개봉했던 [인터스텔라]로 인해 우주 물리학, 양자역학, 상대성 이론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시간여행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도 섞여 있다 보니, 이 부분에 대한 짤막한 지식을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킵 손의 저서가 영화 [인터스텔라]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지만, 브라이언 그린 또한 이 쪽 방면으로 글을 쉽고 재미

있게 잘 쓰기에 그의 지식을 그대로 인용해 보고자 합니다.


늘 이쪽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과학이 어느 순간 형이상학적인 철학이나 판타지 장르와 비슷하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초끈 이론과 다중 우주론으로 넘어가다 보면 과연 '과학이란 무엇인가?'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하기도

합니다. 일단 재미있습니다. 인간이 오감을 사용하고, 이성을 활용하여 접근할 수 있는 극한까지 들어가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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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사고를 하는 물리학자들은 이 질문에 "불가능하다"고 답할 것이다.

 

나 자신도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불가능은 100% 확실한 불가능이 아니다. 만일 당신이 "무거운 물체를 가속시켜 빛보다 빠르게 움직이도록 만들 수 있습니까?" 라고 묻거나, "맥스웰의 이론에서 전자와 동일한 전하를 가진 입자가 분해되어 전하가 두배인 입자가 탄생할 수 있습니까?" 라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100% "아니오"이다.


이런 현상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론과 실험을 통하여 충분히 검증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100% 신뢰도로 증명한 사례는 아직 없다.

심지어 일부 급진적인 물리학자들 중에는 과학이 극도로 발달한 문명에서 타임머신이 제작되는 과정을(약간의 가정을 섞어서) 장황하게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흔히 타임머신이라고 하면 과거와 미래를 모두 오갈 수 있는 기계장치를 떠올린다).


물론 드로리안의 엔진을 업그레이드시킨다고 해서 자동차가 타임머신으로 변할 수는 없다.


대다수의 물리학자들은 현재 알려진 물리법칙의 범위안에서 타임머신의 제작이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심증에 의한 믿음일 뿐, 엄밀한 증명을 거친 것은 아니다. 아인슈타인도 일반 상대성이론 연구에 몰두하고 있을 때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사실, 그가 시간여행을 전혀 생각한 적이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아인슈타인에 의해 시공간의 혁명을 겪었던 당시 과학자들은 그 파급효과가 과연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 궁금했다.


그동안 별 의심 없이 수용되어 왔던 직관적인 시간의 개념은 상대론의 혁명 속에서 단 일부라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아인슈타인은 시간여행에 관한여 이렇다 할 저술을 남기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문제에 관한 한 그 자신도 아는 것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 상대성이론이 발표된 후로 전 세계의 물리학자들은 시간 여행과 관련된 논문을 조심스럽게 발표하기 시작했다.


일반 상대성 이론과 시간여행을 결부시킨 최초의 논문으로는 1937년에 스코틀랜드의 물리학자

반 스토쿰(W. J. van Stockum)의 논문과 고등과학원에서 아인슈타인과 같이 근무했던 쿠르트 괴델(Kurt Godel)이 1949년에 발표한 논문을 들 수 있다.

 

 


반 스토쿰은 밀도가 아주 크고 무한히 긴 실린더 형 물체가 중심축에 대하여 회전할 때 나타나는 현상을 연구하였는데, '무한히' 긴 실린더는 물리적으로 현실성이 없지만 그가 얻은 결과는 학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14장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질량이 큰 물체가 회전하면 주변의 공간은 소용돌이처럼 왜곡된다.


그런데 수학적인 분석을 해보면 시간도 공간을 따라 왜곡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때, 시간의 방향이 물체가 회전하는 쪽으로 꼬이면서 그 주변에 있는 대상(당신)을 과거로 데려간다는 것이 반 스토쿰의 시간여행이론이었다.


만일 당신이 타고 있는 로켓에 이런 물체가 실려 있다면 당신은 로켓이 출발했던 지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물론 무한히 긴 실린더를 만들 수는 없지만, 이것은 일반상대성이론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금지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한 최초의 논문이었다.


괴델도 회전운동을 시간여행의 중요한 실마리로 삼았다. 그러나 그는 반 스토쿰처럼 공간 안에서 회전하는 물체를 고려한 것이 아니라 공간 자체가 회전하고 있을 때 나타나는 효과를 연구하였다.


만일 마흐가 괴델의 논문을 읽었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을 것이다.


마흐의 관점에서 볼 때 공간 전체가 회전하고 있다면 '회전하는 공간'을 비교 판단할 수 있는 대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마흐의 관점을 따른다면 회전하는 우주와 정지해 있는 우주는 완전히 동일하다.


이것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마흐의 상대론적 개념이 일치하지 않는 또 하나의 사례이다.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회전하는 우주와 정지해 있는 우주는 분명히 다른 우주이며, 그 차이는 관측으로 확인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전하는 우주에서 레이저빔을 발사했을 때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빔은 똑바로 가지 않고 곡선을 그리며 휘어져야 한다.(회전 목마를 탄 채로 공을 던졌을 때 공의 궤적이 휘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괴델은 회전하는 우주에서 로켓을 타고 적절한 궤적을 따라가면 로켓이 출발했던 시간보다 이전의 시점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회전하는 우주는 그 자체로 타임머신이 되는 셈이다.


아인슈타인은 괴델의 혁신적인 발견을 축하해 주면서, 한편으로는 과거 여행을 허용하는 일반상대성이론의 해가 다른 물리법칙과 상충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괴델이 얻은 해를 그대로 인정한다 해도, 레이저빔이 휘어지는 현상은 관측되지 않았으므로이 우주는 회전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반 스토쿰과 괴델은 병 속에 들어 있던 요정을 처음으로 꺼낸 장본인으로서 그 업적을 인정받고 있다.


그 후 과거여행을 허용하는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의 해가 다양한 형태로 발견되었다.


타임머신에 대한 학자들의 관심은 최근 수십 년 사이에 다시 고조되고 있다.


1970년대에 프랭크 티플러(Frank Tipler)는 반 스토쿰이 얻었던 해를 더욱 발전시켰으며, 1991년에 프린스턴대학의 리처드 고트(Richard Gott)는 우주적 끈(cosmic string)(초기 우주가 위상변화를 겪으면서 공간에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의 무한 끈)을 이용한 타임머신 제작법을 제안하였다.


이 모든 이론들이 시간 여행의 실현에 나름대로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가장 그럴듯한 타임머신 모델을 제안한 사람은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의킵 손(Kip Thorne)과 그의 동료들이었다. 이들이 제안한 타임머신에서는 웜홀(wormhole)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다음 번에 기회가 된다면 '웜홀'에 대한 브라이언 그린의 이야기를 들어 보도록 하자.

웜홀은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핵심적인 소재로 사용되었었다.


- 브라이언 그린 [우주의 구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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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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