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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에서 1000원 주고 구입한 Old한 책이다.


낙천주의자 캉디드는 볼테르가 철학자 '라이프니츠'의 지나친 낙관주의 철학을 풍자하고자 쓴 책이라고 한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주인공 캉디드는 스승인 낙천주의자 철학자인 팡글로스의 가르침대로 세상은 '최선으로 이루어져 있다'라고 믿고 있고, 남작의 딸인 퀴네공드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아름다운 성에서 쫓겨나게 된다.




그 후 이 착하고 순한 캉디드는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폭력과 전쟁 굶주림과 지진, 질병 등으로 인한 인간의 불행을 경험하게 되고 염세주의 철학자인 마르탱을 만나 논쟁 하기도 하고, 갈등을 겪기도 한다.


결국 비참한 체험과 온갖 사회적 불합리에도 낙천주의와 염세주의를 벗어나 인간의 운명은 스스로 개척하고 발전해 가는 것이라는 교훈을 남기면서 이 책은 마무리된다.


볼테르의 계몽주의 사상이 은근히 담겨 있는 결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사실 소설로만 보면 결말이 좀 시시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좀 황당하기도 하다)


일단 이 책은 철저히 철학적인 의도를 지닌 목적 소설이다.




라이프니츠의 근거 없는 낙천주의를 공격하려고 했을 수도 있고, 니체나 쇼펜하우어 등의 비관주의, 염세주의를 강조하고 싶었던 걸 수도 있다.아니면 둘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제 3의 철학을 강조하는 책일 수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에서 주인공 캉디드가 가는 곳마다 살인과 끔찍한 약탈이 벌어진다는 점이다. 오직 엘도라도라는 곳만이 행복한 낙원으로 느껴지고 나머지 세상은 다 엉망이고 살기 싫어지는 모습만 보여준다.


잘 가는 것 같다가 갑자기 습격을 당하고, 감동을 주는 듯 하다가 갑자기 사람이 죽는다.(이런 요소들이 이 소설을 읽어나갈 때 독자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참고로 이 소설은 '그 당시 종교'에 대한 불신과 비판도 잘 담겨 있는데, 암암리에 일어나던 수사들의 동성연애를 비판하는 장면이라든지 타락한 모양새를 드러내는 성직자들이 등장하는 게 그 예이다.)


이 책은 많은 시도가 담겨 있다.


결국 결론적으로는 낙천주의가 무너지고 비관주의가 시종일관 이어진다고 볼 수 있지만 최종결론을 보면 또 그렇게 비참하진 않다.


다시 말하자면, 근거 없는 낙천주의는 비판받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비관주의가 옳다는 것도 아닌 견해에 도달한다.


이 책의 결론은 좀 황당한데 갑자기 땅을 경작하고, 열심히 일하면서 희망에 찬 마무리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작가 볼테르가 사업적 수완과 실용 감각으로 페르네 라는 지역을 개화시킨 사례가 있다고 한다. 


늪을 건조시키고, 100채 이상의 집과, 학교, 병원, 극장, 교회를 지었고 저수지와 

분수를 기증하고 시장을 세우고, 주변 서민들에게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고, 1771년 기근이 들었을 때는 주민들을 먹여주기도 했다. 그는 이를 통해 40명의 야만인들의 소굴을 1200명이 사는 작은 도시로 만들어냈다.


이와 같은 실제 삶과 오버랩 되는 이 소설의 마무리는 비관주의라기 보다는 낙관주의에 가깝기도 하다.


사정 없이 불행해 보이는 소설에서 말미에 희망으로 마무리되는 것이다.


의도를 가지고 쓴 소설이다 보니, 이 소설을 가지고 철학적 함의, 작가의 세계관 등을 파악하면서 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역자 후기에 실린 그에 대한 평가를 끝으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그는 이 소설을 통해 익살스럽고 풍자적인 프랑스 콩트 작가들의 심술궂음, 명쾌함, 신속함 등의 장점을 완벽의 경지에까지 올려놓았다. 


이야기의 사건 하나하나는 마치 잘 준비된 실험과도 같은 것이어서, 여기서 그는 이러저러한 추상적인 이론 속에 숨겨져 있는 진실이나 오류의 내용이 튀어나온다. 


볼테르의 이 철학콩트는, 그 플랜이나 문체에 있어서, 수학적인 엄밀성을 가지고 구성되어 있는데, 모든 것이 지성에 호소하고 있고, 모든 것이 거기서는 증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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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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