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공무원 #선호하지 #않게 된 #이유 #분석'에 해당하는 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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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공무원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단순히 적은 월급이 아니다.

 

그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하위직들에게 유독 일이 더 몰리는 현실 때문이다.

 

공무원을 준비하던 시절에 들어왔던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공무원 생활'도 지금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내도 돌아오는 것은 파격적인 보상과 승진이 아닌 더 많은 일이다.

 

이 와중에 (나와 같이) 절대로 잘리지 않는 선배들의 지시는 쉽게 거부하지도 못한다. 게다가 '국가에 헌신하고 국민에게 봉사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인지, 민원인들의 부당한 요구나 과격한 행동에도 정작 공무원인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시스템은 구현돼 있지 않다.

 

요즘엔 일반 음식점에서도 (조금 과장되긴 했지만) "반말로 주문하시면 반말로 주문받습니다."와 같은, 자신의 종업원을 지키겠다는 문구를 종종 볼 수 있지만, 이는 공무원 사회에서 쉽게 이뤄낼 수 없는 일이다.

 

결국 남은 선택은 그곳에서 벗어나는 방법밖에 없다.

 

보통 사기업이라면 회사의 불공정한 문화를 마주하거나 불합리한 지시를 통해 부당함을 느끼면 회사를 옮기거나 회사를 관두는 것을 선택한다. 물론 외국보다 유연하지는 않지만 일반 회사원들은 다른 직장과 비슷한 직무를 찾으면 되므로 언제나 차선책이 있기 마련이다.

 

반면 공무원 사회는 사기업처럼 직무의 연속성이 연결돼 있지 않다. 사기업이라면 평범하게 이뤄지는 통상적인 탈출 방식을 기본 옵션으로 선택하지 못한다. 그래서 공무원 의원면직으로 자발적으로 조직을 떠나지 못한 이들이 간혹 최악의 결과를 맞이하곤 한다. 세상을 떠나는 자살의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최연소 7급 공무원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경찰은 그녀의 자살을 조사한 이후 "현장, 통신 수사, 가족, 지인, 동료 등 주변인 수사 등을 진행했으며 그동안의 수사 사항을 종합해 볼 때 타살 정황이나 사인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또한 "사망 원인이나 극단적 선택의 동기 등은 고인과 유족의 명예 및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밝힐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녀가 살아 있을 당시 업무 배분표가 퍼지면서 많은 사람이 그녀의 자살 이유로 과도한 업무 분담과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제기했다.

 

진짜 문제는 그녀처럼 세상을 등지는 젊은 공무원이 많다는 것이다. 2021년 순직공무원 통계를 보면 자살이 16.1%에 달한다.

 

2022년에는 세종시에서 근무하던 공무원 세 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비극적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 이유를 조사한 결과, '업무 과중'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당시 이들 중 한 명의 상사였던 세종시의 한 과장 직원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 본인이 관리해요. 시간외근무 일정을,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힘들면 안 해도 돼요"라고 말했다.

 

이는 불난 곳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해당 발언에 충격을 받은 세종시 젊은 공무원들은 "과장님 감사합니다. 일은 안 할 수 있었군요. 앞으로는 절대 시간외근무는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건 부당합니다], 임홍택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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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노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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