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종교전쟁 #장대익 #신재식 #김윤성 #무신론 #유신론'에 해당하는 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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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에 쓴 글입니다. 요즘 다시 읽으면 전혀 다른 결의 글이 나올지는 의문이다. 먹고 살기 빡빡해서 이런 류의 사유를 하기도 어려운 시기인 것 같다. 그래도 의미있는 탐구 활동 아니겠는가?)

 

 

[종교전쟁] 책을 읽었습니다.

 

과학철학자 , 신학자 , 종교학자가 함께 이야기를 나눈 것들을 책으로 엮어낸 것이기에 ,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가 서 있는 위치가 다르지만 , 서로가 지닌 공통점들이 분명 있었기에 극렬한 대립 없이 , 생각보다 잔잔하게 대담이 이뤄진 책입니다. 

 

또한 이 책은 [종교전쟁] 이라기 보다는 [기독교 전쟁] 이라고 보는 게 더 나을 정도로 , 개신교에 거의 국한된 논쟁을 펼치기 때문에(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지만) , 타 종교에 대한 다양한 논의까지 포괄하는 풍성한 대화를 기대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하지만 , 전체적으로 배울 점이 많고(특히 종교학 관련된 지식은 접할 기회가 흔치 않은데 , 여러 모로 유용한 지식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책 자체도 양질로 구성되어 있어서 , 한번쯤 읽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제가 여기서 다루는 가벼운 느낀점 들은 , 개인적인 의견들이고 , 다양한 방식으로 추가,수정,보완, 논박 될 수 있을 것 같구요.

 

주로 이 책에서 동의할 수 없는 부분들이나 , 같이 토론할 만한 부분들을 글로 적은 것이기 때문에 , 이러한 부분들 이외에 언급되지 않은 부분들은 기분 좋게 학습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것저것 느낀점들]

 

[기적]

 

[기도의 능력] 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 장대익 교수가 마치 도킨스가 [만들어진 신] 에서 의문을 제기했던 것 처럼 , 기도의 인과성에 의문을 제기합니다이 말은 , 즉 종교인이 기도를 하면 그 기도가 어떠한 결과를 야기시키느냐 하는 것.. 즉 기도에 능력이 있는 거냐고 질문을 합니다. 한마디로 , 기도에 응답하는 신이 정말 있어서 그 기도에 반응하고 , 결과를 가져 오느냐는 것에 질문을 던진 것인데

 

하지만 , 그에 대한 답변을 김윤성 교수가 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그는 , 불가지론의 입장을 취하기 때문에 [기도의 능력] 에 대한 답변을 속 시원하게 해결해 줄 위치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신재식 교수의 입장이 궁금했지만 , 그에 대한 언급은 이 책에 없습니다.)

(기독교를 신랄하게 해부하고 비판하는 내용이 많으니, 기독교 이성 논증에 능한 인물이 한명 출전해 주면 좋았을 것 같은데 뭔가 패널의 포지션이 아쉬운 책입니다.)

 

그리고 , 김윤성 교수는 꼭 기도에 인과성이 없더라도 , 기도라는 행위 는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다는 다소 유한 말로 , 장대익 교수의 주장을 일견 흐려 놓습니다.

 

이러한 김윤성 교수의 의견은 장대익 교수에게 시원한 만족감을 줄 수 없었을 겁니다. 왜냐하면 , 장대익 교수의 입장에서는 , 그런 겉보기에 번지르르한 의미라느니 , 가치 등만 남겨진 종교 , 종교 행위 는 마땅히 폐기되어야 한다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성향은 , 도킨스의 열정을 굉장히 닮아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러한 입장에 동의합니다.]

 

개인적인 제 의견은 , 기독교가 기도의 인과성을 부인하는 순간 , 기독교의 기도는 공허한 주문 그 이상이 될 수 없으므로 , 폐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부분이 종교가 세계관으로서 힘을 가질 수 있는 건 그 세계관 속에 사실 이 숨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가 역사 속에서 실제로 죽었고 , 실제로 부활했음을 믿는 게 기독교인데 , 이러한 부분들에 물을 타기 시작한 자유주의 신학 등에 대해서 , 분명하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종교는 삶의 의미와 가치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고 왜 어떤 일들이 일어나지를 해명하려는 사실 체계 여야 하는데 , 이러한 부분들을 자연 과학 의 눈으로 바라봤을 때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건 당연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황당해 보이는 기적 사건들)

 

김윤성 교수는 이러한 이유로 기도와 기적을 믿지 못하겠다고 이야기 합니다.

(C.S LEWIS  [기적] 이라는 책이 기적 에 대한 개념을 세우는데 , 일견 도움이 될텐데 , 그 분이 읽어 보셨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C.S 루이스의 [기적]이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그의 제자에게 논박당했다는 설도 있는데, 관련 내용은 [C.S 루이스의 위험한 생각]이라는 책을 참고하면 도움이 됩니다. 결국 루이스가 이야기한 [기적]에 대한 변증은 살을 더 붙여주면, 논박되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또한 전반적으로 장대익 교수는 자연 과학 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 도킨스가 확고하게 다져 놓은 (meme) 이라는 개념을 열광적으로 지지하기 때문에 , 신학의 용어로 또는 종교 의 언어로 대담을 나누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상태에 도달한 듯 보입니다.

 

물론 , 장대익 교수님에게도 나름 개신교와 밀접하게 연관되었던 과거가 있고 , 이 쪽 방면으로도 공부를 꽤 했었기 때문에 그가 종교의 언어 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건 확실히 무리가 있지만 , 모든 상황을 과학 으로 설명해 내는 소위 과학 환원주의 가 그의 주장 전반에 두루 펼쳐져 있기 때문에 , 사실 신학을 담당하는 신재식 교수 등이 어떤 이야기를 해도 , 그 모든 것들을 과학의 언어 로 환언하여 설명해 내고야 말 것입니다.

 

(분명 , 아직 과학 이 설명해 내지 못하는 많은 부분들이 있다지만, 그러한 뇌과학 , 유전학 , 인지 심리학 등의 분야도 조만간 강력한 과학의 힘 으로 온전하게 밝혀 낼 수 있으리라고 보는 , 낙관주의 도 분명히 가지고 있구요..)

 

이러한 장대익 교수의 극단을 달리는 입장 에 대해 신재식 교수는 그러한 진화론적 패러다임 만을 고수하면서 , 모든 현상을 진화되는 과정 으로 설명해 내려는 장 교수의 입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합니다.

(기독교 극 보수가 위험하듯이 , 과학 환원주의의 극단도 분명 그 편협함과, 소통 부재는 동일하기에)

 

 

 

개인적으로 장대익 교수가 서 있는 노선은 리처드 도킨스 , 다니엘 데넷 , 에드워드 윌슨이라는 하드코어 무신론적 진화론자 트로이카와 같다라고 보고 있는데 , 이러한 장 교수는 종교가 그 동안 붙들고 있었던 의미와 가치 영역도 이젠 과학에게 넘겨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여기선 , 저와 전혀 다른 곳을 바라보는 장 교수를 발견하는데요. 

 

전 오히려 과학이 붙들고 있었던 사실,이성,객관성 의 영역을 종교 가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은데 , 오히려 반대측에서는 그나마 종교에게서 사실 의 영역을 가져가고 , 남겨진 의미와 가치 영역마저 내어 놓으라고 하니 , 정말 강경한 무신론적 진화론자이긴 한 것 같습니다.

 

(이 영역을 과학 으로 어떻게 설명해 낼지는 참 궁금하고 , 또한 그러한 작업을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는 건데 , 이 영역마저 과학이 가져가면 , 그의 말마따나 종교는 필요 없겠죠.)

 

-> 사실 과학과 종교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말자는 스티븐 제이 굴드의 NOMA 개념(non-overlapping magisteria)은 유명한데, 이게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그 뒤로도 김윤성 교수는 장대익 교수의 주장에 대해 , 종교를 신념이나 세계관과의 연관성으로만 보지 말고 , 종교 고유의 아름다운 몸짓에 주목하라. 종교는 하나의 아름다운 공동체 문화이고 , 제도이기도 하며 , 다차원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그러므로 , 신념 , 세계관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종교 전체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 이에 대해 장대익 교수는 역시나 자신과 다른 영역을 바라보는 김윤성 교수의 답변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 계속 채근하는 말들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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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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