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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악한 것을 배격하려는 열심에서 정당한 것까지 정죄하고, 선한 것을 정당하게 취급하려는 욕심에서 부패한 것까지 수용하는 잘못을 범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타락이라는 이름으로 창조를 거부하고 , 창조라는 이름으로 타락을 용인할 위험을 안고 있다.

 

[춤과 그리스도인의 삶] 이라는 보고서에서...

 

 

 

기독교 세계관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필수적으로 읽고 넘어가야 할 고전 중 한 권이다.

(여러 기독교 세계관 책을 읽어 봤지만, BEST 10 권 안에는 넣어줄 수 있다.)

 

이 책은 먼저 '세계관' 에 대한 이해를 도와 주며 , 그 다음에 성경 속에 나와 있는 '창조' , '타락' , '구속' 의 연속적인 흐름을 세계관의 측면에서 설명해 주고 있다.

 

그 뒤에 '구조' 와 '방향' 이라는 개념을 소개해 주고 있는데 , 알아 두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다.

 

요즘은 , 기독교 세계관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해 놓은 책들이 꽤 나오고 있어서 , 그러한 책들을 보고 나서 이 책을 보면 뭔가 '생각하는 것 만큼 대단하지 않은 걸?' 이라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 이 '창조,타락,구속' 이라는 심플한 개념이 그 이후의 기독교 세계관 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하니 , 세계관의 아버지격인 서적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일단 세계관은 무엇인가?

 

'한 사람이 사물들에 대해 가지는 근본적 신념들의 포괄적인 틀' 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물론 , 한 사람이 지니는 '세계관' 이 항상 내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 하며 , 이러한 주장을 단순화 시키지 않는 신중함도 보여 주고 있다.)

 

세계관이 중요한 이유는 , 이러한 세계관이 '우리의 삶을 인도하는 기능' 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의식할 때도 있고 , 의식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또한 , 크리스천으로서 , 세계관은 '성경에 의해서 형성되고 점검 받아야 함' 을 이 책은 강조하고 있으며 , 자신이 지닌 세계관이 성경적일 때만 우리 삶이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다고 저자는 힘 주어 이야기 한다.

 

 

이들이 견지하고 있는 개혁주의 세계관의 특징을 3가지로 요약하자면..

 

1. '창조' 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포괄적이다.

 

2. '타락' 은 창조 세계에 한 구석도 빠짐 없이 철저히 영향을 끼친다.

 

3.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구속' 은 타락만큼이나 그 범위가 넓어 , 창조의 지평은 동시에 죄의 지평이며 또한 구원의 지평이다.

 

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이런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은 한 군데도 빠짐 없이 모든 영역에 미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을 하고 있기에 , '성과 속' 을 교묘하게 분리하려는 일련의 사조를 저자는 배격한다.

 

소위 '이분법적 사고' 라고 하여서 , 이성과 합리성의 영역 , 그리고 믿음과 신앙의 영역을 분리하려고 했던 수 많은 지식인들,종교인들의 활동을 배격한다.

 

(이 관점은 '실존주의'를 포용하지 못한다. 이와 같은 사상 자체도 반대하거니와, 실존주의로 물든 '신정통주의 신학'도 배격한다. 그러나, 세상을 해석해 내는 '온전성'의 측면에서 어떤 쪽이 더 '현실'에 잘 부합하는 주장을 하는지는 양측의 이야기를 다 듣고, 숙고를 해 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프란시스 쉐퍼 등의 노선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건 이들은 칼빈주의적 기독교 세계관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 세계관 공부를 하다 보면 쉐퍼가 지닌 한계, 칼빈주의 기독교 세계관의 문제점들도 제법 드러난다. 실제 삶을 살아보면 더더욱 그 공백이 크게 느껴지고 말이다.

 

그에 이어서 나오는 '구조' 와 '방향' 이라는 개념을 살펴보자.

 

'구조'  '창조 의 질서 즉 어떤 사물의 불변적 창조 구조 혹은 그것으로 하여금 그 실체가 되게 하는 것' 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리고 '방향''죄와 구속의 질서, 즉 한편으로는 타락으로 인한 창조의 왜곡 혹은 변질을 , 다른 한편으로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창조의 구속과 회복을 지칭' 한다.

 

이 말을 쉽게 예를 들어 나눠 보자.

 

즉 우리가 접하는 공학,예술,기술,학문,문화,학교,회사,감정,합리성 등 수 만가지 개념들이 그 본질(구조) 자체는 선한 것이지만, 방향이 잘못 잡혀 있어서 왜곡되었다고 보는 게 이 저자의 특징이다.

 

그러면서 당부하기를 , 구조와 방향을 헷갈려서는 안된다고 이야기 한다.

 

분명 하나님은 그러한 것들을 '선' 하게 창조하셨고 , 인간이 '타락' 하여서 그러한 '선' 한 '구조' 를 지닌 것들을 '악' 의  '방향' 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라면 , 일부 세력들은 그 개념들 자체가 내재적으로 '악' 을 소유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며 그 '구조' 자체를 '악' 으로 규정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 이러한 인간의 사고를 '영지주의적 성향' 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 예로 드는 것들이 플라톤,그리스 철학,루소,대부분이 낭만주의,철학적 무정부주의,대부분의 심층심리학,하이데거,자크 엘룰 등이다.

 

그래서 그는 우리는 '복귀'(Repristination) 이 아닌 , '회복'(Restoration)  을 외쳐야 하며 , 만약 '에덴 동산' 시절로 돌아가자고 이야기 하는 것은 원시적인 미발전의 상태를 갈망하는 사고이며 , 우리는 역사적,문명적 진보를 이루는 게 마땅하다고 이야기 한다.

(이에 반해 자크 엘룰 등은 , technology(기술) 자체를 '악' 으로 규정하는 특징이 있다.)

 

 

그리하여 , 읽고 쓰는 능력을 개발하고 , 도시화를 진행하고 , 산업화 혹은 내연 엔진 등도 권장하는 게 마땅하다고 이야기 하는데...

 

이 부분은 각자의 의견에 맡기는 게 좋을 것 같다.

(낸시 피어시의 [완전한 진리]도 이와 비슷한 노선을 지지하는 듯 하다. 그러나 리처드 니버의 [그리스도와 문화]를 보고 나면 이 논리의 한계점을 간파할 수 있다. 몇도 정도의 각도로 방향이 틀렸는지를 누가 교정할 것이고, 그 기준은 어떻게 세울 것인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가득한 개념이다.)

 

이러한 '발전' 이 선험적으로 수반하는 '환경 오염' 등의 문제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런지....

(니콜라스 월터스포트의 저서라든지, 존 스토트 목사님의 [현대사회의 문제와 그리스도인의 책임] 등을 같이 읽다 보면, 이 책의 내용을 전적으로 수용하긴 어려워진다.)

 

성경적 신앙은 진보적이며 , 결코 반동적이지 않다는데.... 그리하여 인류 역사를 동산에서 도시로 가는 움직임으로 봐야 하며 , 이러한 움직임은 성경적으로 권장된다고 말하는데, 말은 그럴싸한데 실제적인 적용이 늘 아쉽다.

 

쟈크 엘룰의 말처럼 , 인간의 '지식' ,'발전' 이 넘어서는 안 될 '선' 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질문이 오히려 더 와닿는 경우도 많다. 

 

이미 , 현대 사회 속의 예술,문화,공학,기술,사회제도,교육,정치 등 등은 심각한 인본주의의 늪에 빠져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고 말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감도 안 잡힌다)

 

어디서부터 소위 '왜곡' 된 방향을 바로 잡아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 '올바른 방향' 을 잡고 나면 , 이들의 발전이 가능은 한걸까?

 

아직은 , 잘 모르겠다. (아무도 정답을 내놓긴 불가능할 것이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 하나님의 '창조' 가 전 영역에 영향을 미쳤으며 , '타락' 의 범위도 방대했고 , '구속' 도 구석구석까지 이루어 질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기독교 세계관에 한 획을 긋는 대단한 업적이자 성과라고 생각한다.

 

한번 쯤 고민해 볼 필요가 있으니 , 일독을 권한다.

 

(N,T Wright 같은 경우는 창조-타락-구속 이라는 도식으로 성경을 바라보는 걸 반대하며 이보다 훨씬 더 풍성한 Narrative 를 가지고, 성경을 읽어 내려가야 한다는 주장을 전개하기도 한다. 일단, 기독교 세계관의 주류 견해이기 때문에 이 책 정도는 꼭 읽어 두고 이후의 논의를 전개해 나가면 좋을 것 같다.)

-> 사실 N.T Wright 의 주장이 더 진실에 가까울 것 같긴 하다.

 

이 책은 공부를 하다 보면 동의하긴 어렵지만, 거쳐 가지 않고는 갈 길이 없는 통과 의례와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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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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