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율된우주'에 해당하는 글 1건

728x90
반응형
SMALL

이번 장에서 나는 여기서 제시한 자연신학이 상당한 설명 능력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싶어 할지도 모르겠는데, ​그것이 이치에 어긋나는 일은 아니다.

 

예측 능력이 없어 보이는 자연신학을 두고 그 자연신학이 어떻게 '설명을 해준다'고 말할 수 있을까? 결국 과학 이론의 타당성을 평가할 수 있는 척도 중 하나는 그 이론이 새로운 현상들을 예견할 수 있느냐 여부다.

​이 점에서는 자연신학이 다소 한정된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곧 자연신학이 결함이 있고 수준이 낮은 '설명' 형태를 대변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설명'이라는 개념으로 생각될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고 지레 짐작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게 아닐까?

이 문제는 과학 방법으로서 귀납법의 역할을 둘러싸고 윌리엄 휴얼(William Whewell)과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사이에 벌어진 논쟁에서 중요한 이슈로 등장했다.

 

휴얼은 과학 방법에서는 새것을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밀은 단지 새로운 관찰 결과들을 예측하는 것과 기존 관찰 결과들을 이론에 수용하는 것(theoretical accommodation)을 심리적으로 구분하는 것만이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문제들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중요하다.

 

히치콕(Christopher Hitchcock)과 소버(Elliott Sober)는 근래 이 문제를 논하면서, 때로는 예측이 수용보다 우월할 수 있지만 늘 그렇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수용이 예측보다 우월한 상황들을 쉽게 상상해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처음부터 늘 변함없이 수용보다 예측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삼위일체 자연신학이란 것이 이미 알려진 관찰 결과들을 든든히 수용할 수 있다면, 이 자연신학이 새로운 관찰 결과들을 반드시 예측해 주지 않더라도 이 자연신학 자체가 이 신학이 내세우는 개념들에 충분히 정당성을 부여해 준다고 볼 수 있다.

수용이 ​과학 이론의 발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상황들을 역사 속에서 쉽게 사례를 찾아 제시할 수 있다.

 

다윈의 자연선택설이 아마도 가장 쉽게 살펴볼 수 있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다윈의 자연선택설은 주로 광범위한 관찰 데이터를 새롭게 설명해 주었는데, 이 데이터 중 일부는 ​다윈 자신이 결합한 것이었고, 다른 일부는 그보다 앞선 시대 사람들과 같은 시대 사람들이 한 일들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다윈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문제는 이런 관찰 결과들을 어떻게 커다란 발전 이론 안에 담아낼 수 있을까라는 문제였다.

 

자연선택설은 생물학 세계를 이전보다 더 심오하게 이해할 수 있는 유리한 지적 관찰 지점을 제공함으로써 놀랍거나 수수께끼 같은 현상들 - 가령 흔적 기관들이 계속해 존재하는 현상 같은 것-을 상당히 쉽게 이론으로 담아낼 수 있게 해주는 것처럼 보였다.

 

예측은 이론을 선택할 때 어떤 역할을 하지만, 어떤 이론들은 예측이 부적절하거나 말 그대로 불가능한 실재나 상황들과 관련되어 있다. 자연신학이 주로 수용에 의존한다면, 그 자연신학은 과학의 좋은 벗이다.

 

-[정교하게 조율된 우주] 에서 -

728x90
반응형
LIST

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