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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면서 인격장애(성격장애)가 있다는 말들을 종종 듣는데, 이는 단순히 성격이 이상한 사람을 지칭하는 것일까? 아니면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일까? 사실 정신과 영역에서 '인격장애'는 함부로 진단 내리지 않는 진단명이며 다른 모든 진단이 배제되면서 특정 조건을 만족할 때만 부여할 수 있는 기술적 정의라고 볼 수 있다.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SM) 4판에 의하면, 성격장애란 한 문화에 속한 사람들의 일반적 기대 범위를 현저하게 벗어나는 편향되고 지속적인 내적 경험과 행동의 양상 때문에 현실 적응에 어려움이 빚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성격장애는 한 개인의 삶에 전반적으로 고정화되어 있다. (즉, 변화하기 힘들다)

 

또한 반영구적이며 대인관게에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큰 지장이 된다.

 

정의 자체에도 나오듯이 성격장애는 본인과 주변 사람 모두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경계성 성격장애는 대부분 부정적인 언어로 설명되기 때문에 경계성 성격장애로 진단 받은 사람은 큰 낙인이 찍힌 것처럼 느낀다.

 

그러므로 경계성 성격장애를 다룰 때, 그 장애 자체와 장애를 지닌 사람은 별개라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경계성 성격장애는 사람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어떤 것이지, 그것을 지닌 사람 자체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당신이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과 함께 살고 있다면, 머리로는 장애와 그것으로 고통 받는 사람이 별개라는 사실을 이해하더라도, 그 둘을 따로 생각하기가 쉽지 않을 터이다.

 

분명히 경계인들은 나을 수 있다.

 

변덕스러움이나 극단적 분노, 자해행위같이 문제가 되는 증상들은 적절한 약물 투여와 심리치료를 통해 상당히 호전될 수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은 경계인 자신이다.

 

이러한 사실을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이해하는 일은 경계인과 당신 자신의 회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잡았다, 네가 술래야]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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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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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제안을 받았다. 이 책을 읽고, 책을 평가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좋은 신간을 제공 받고 관련된 분석을 해볼 수 있다는 점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책을 받은 즉시 하루만에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최근 '치유','힐링'과 관련된 '심리 대중 서적'들이 시중에 많이 나오다 보니 그저 그런 양산형 저서들이 너무 많아진 느낌이라 이 책을 펼치고 나서도 혹시 이 책도 그런 류의 책 중 하나일까? 라는 불안감이 없진 않았다.

책의 첫 인상은 귀여운 일러스트와 '우울증'이라는 키워드가 눈에 확 들어온다는 점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우울증'에 대해서 개괄적인 이야기를 하는 책이라고 지레짐작을 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책을 조금만 읽어봐도 이 책은 단순히 '우울증'을 소개하는 책이라기 보다는 앞 표지 좌측 위에 써 있는 것처럼 '우울과 기분장애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아낸 책이었다.

(기분장애(Mood disorder) 에는 '양극성 장애'(Bipolar disorder)[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조울증]가 대표적으로 포함된다. )

이 책은 우울증과 조울증이라는 ​두 가지의 큰 축을 중심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책으로 한 쪽으로 정보가 편중되지 않고 양측을 모두 깊게 알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깔끔한 구성, 이해하기 쉬운 표현과 풍성한 실제 사례들, 어려운 전문 용어는 친절하게 영어로도 표기를 해 주고, 한국의 실정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있는 부분은 감수자가 책 하단부에 별도의 설명을 잘 해둔 점 등도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핵심적인 강점은 '전문성'이다.

실제로 임상에서 환자를 보면서 뼈저리게 실감했던 수 많은 난해한 상황들, DSM-5 의 분류만 읽어서는 감별하기 어려운 애매한 환자군들에 대해서 저자의 지혜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이 말은, 역으로 생각하면 정신의학 관련 분야에 종사하지 않은 일반 대중이 읽으면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지나가 버릴 수 있는 문장들이 꽤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겪었던 까다로운 상황들과 그에 대한 대처법들이 가감없이 소개되어 있다.

(이건 업계의 비밀들인데, 저자가 전문성을 포기하지 않고 대중서적에 최선을 다해 녹여낸 흔적이 느껴진다.)

 

 

더군다나, 저자는 최신 논문, 최신 과학 지식을 배제하지 않고 '제5장: 우울증일 때 뇌에서 벌어지는 일들', '제 6장:기분장애는 왜 생기는 걸까?' 에서 그 지식을 가득 녹여 냈다.

(이 말인즉슨, 5장과 6장에 들어가면 호르몬, 뇌 과학과 관련된 개념들이 잔뜩 등장하기 때문에 일반 대중이 읽을 때 가장 어려운 파트가 될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 소개하는 수용체, 다양한 가설 등에 대한 설명은 [Stahl 의 저서] 등에서 심도 있게 다루는 내용, 다양한 저널에서 볼 수 있는 개념들이 잘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지적인 만족감이 매우 크다. 대중들에게 피상적이고, 수박 겉핧기 식의 정보만 던져주는 게 아니라 '진짜 중요한 정보'를 다 담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돋보인다. 그리고 그 내용을 최대한 쉽게 설명해 주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가히 독보적이다.)


이 책의 강점을 더 확연하게 체감하기 위해, 최근 읽었던 [우울할 땐 뇌 과학], 앤드류 솔로몬의 [한낮의 우울], [조울병의로의 여행], [조울증은 회복될 수 있다] 등의 책과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선생님, 저 우울증인가요?]는 단연코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어떤 대중 서적들보다 전문적이다.

[조울병의로의 여행] 은 대중들이 읽기 쉽고, 깔끔한 구성이 돋보이지만 이 분야에서 깊게 몸을 담그려는 이들이 읽기에는 참신한 정보가 부족하다.

[조울증은 회복될 수 있다] 는 아마추어가 쓴 생생한 수기와 통합적인 지식들이 돋보이는 좋은 책이지만 실제 임상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최신 지견을 공부하는 전문가의 관점이 담겨 있진 않기 때문에 실제 환자를 치료할 때 적용점을 찾기가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우울할 땐 뇌과학]은 뇌과학의 관점에서 '우울증'을 분명하고, 깊이있게 해부한 보기 드문 책이지만 실제 임상에서 나타나는 환자의 증상과 이를 치료하는 방법론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다.

[한낮의 우울]은 저자의 강박적이고 완벽주의적인 성격이 가미되어 '우울'에 관련된 모든 정보가 가득 들어 있는 매우 두꺼운 책이다. '우울 백과사전'이라 불러도 될 만큼, 관련된 주제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정보를 망라하고 있으나, 책의 구성이 깔끔하지 못해서 필요한 부분을 찾아 보기도 어렵고 핵심적으로 다뤄야 할 중요한 요소들이 강조되어 있지 않다.

[선생님, 저 우울증인가요?] 는 귀여운 겉표지와는 달리 깊이 있는 정보가 가득하다. 그러면서도 깔끔한 구성, 적당한 볼륨을 자랑하기 때문에 마음 잡고 읽으면 하루면 읽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을 지닌다.

이 책에서 감탄을 했던 전문성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다.

 

1. 최근에는 카테고리(분류 범주)가 아니라 스펙트럼으로 기분장애를 이해하는 방식이 널리 받아들여진다는 점.

 

2. 주요 우울장애와 기분 부전장애(경도의 우울증)을 섬세하게 분류하고 이 둘을 비교/대조해준 점

 

3. PMD(정신운동장애)라 불리는 증상의 특징들을 자세히 설명해 준 점

 

4. 조증의 특성에 대한 설명: 실제로 수 많은 환자들의 사례들을 경험해 본 전문가가 쓴 글 답게 DSM이 제공해 주는 정보 그 이상의 설명을 덧붙여준 점

 

5. 조증과 우울증이 섞인 혼재성 상태(Mixed state)의 특징으로 Elevated mood 보다는 Irritability 나 Anger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점을 설명해 줌.

 

6. 단극성 우울증(Unipolar depression)과 양극성 우울증(Bipolar depression)을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준 점

 

7. 아이들의 기분장애는 증상이 경미하거나 반응성(reactivity)이 있어서 즐거운 일을 할 때는 활기가 넘쳐 발견하기가 어렵다는 점

 

8. ADHD에 기분장애가 동반이완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

 

9. 신체 증상이 동반된 우울증일 시 SSRI 보다는 SNRI 가 기전 상 더 효과적이라는 점

 

10. '신형 우울증'은 회피성 성격장애(Avoidant personality disorder)와 같은 성격장애와 관련이 있다는 점

 

11. 제 2형 양극성 장애(경조증) 환자들은 재능이 많고 뛰어난 사람이 많다는 점

 

12. 급속 순환형 양극성 장애(Bipolar disorder with rapid  cycling)인 경우 갑상선 기능 체크해 줄 것 

 

13. 도파민계를 활성시켜야 의욕, 관심, 기쁨 등이 증가하므로 일반 SSRI, SNRI 제제로 무의욕증 등이 개선되지 않을 시 도파민 수용체에 작용하는 Sertraline 이나 Aripipraole 등을 추가해볼 수 있다는

​하나 같이 실제 임상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고민했던 영역들이고, 궁금했던 영역들이다. 또한 전문적인 교과서나 스승으로부터 배우는 중요한 지식이기도 했고 말이다.


그러나, 이는 꼭 임상 전문가들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이 아니다. 자신이 실제로 우울증, 기분장애를 진단 받았거나 관련 진단을 받은 가족 구성원/지인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러한 심화된 지식은 매우 중요하다.


막연하게 '우울증인가?' 라고 말할 게 아니라, 명확하게 합의가 된 '진단기준'을 바탕으로 자신이 비정형 우울증인지, 주요 우울장애인지, 기분 부전장애인지, 제2형 양극성 장애인지, 신형 우울증인지 등을 섬세하게 구분하고 각각의 미묘한 특성들을 파악하고 있어야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책의 후반부에는 '치료'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고 있는데, 약물치료를 다루고 나서는 각 사람의 생활 습관,마음 가짐, 오메가-3 지방산 섭취 등의 식이, 수면 리듬(Circadian rhythm)의 중요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본다.

환자에게 도움이 될수만 있다면 다양한 경험적 노하우를 아낌없이 사용하자는 저자의 열정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약물치료 파트만 해도 단순히 약물을 소개하고 그치는 게 아니라 약물이 지닌 섬세한 특성들을 자세하게(그러나 대중이 읽기에 큰 무리가 없이) 알려주고 있다 보니, 정보의 정확성 면에서도 추가 서적을 찾아볼 수고를 덜 수 있다.

'전문성'을 제대로 갖춘 '진짜가 나타났다'는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전문적인 교과서'가 아닌 '대중이 읽기에 무난한 구성과 분량 설명력'을 갖춘 책이다.

'전문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 저자는 이 어려운 작업을 상당 부분 성취해 냈다. 이 부분에서 전율을 느낀다. 

물론, 내용이 깊다 보니, 아무리 쉽게 설명해도 어려운 부분들이 좀 있을 것이다.


특히 5장 이후로 넘어가면서 위기가 찾아올 수 있는데, 일반 대중들은 1장~4장까지만 읽고 치료로 건너뛰어도 큰 무리는 없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가장 매력 포인트는 1장~4장에서 다양한 질환을 섬세하게 구분시켜 주고 각각에게 이름을 붙여준 점이기 때문에 앞에 몇 장을 읽어 보고 이를 잘 소화한 다음에 치료 파트로 넘어가서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에겐 5장, 6장이 주는 놀라운 지식의 향연을 즐기면 될 것이다. 그리고 추가적인 지식은 논문과 교과서를 찾아서 살을 좀 더 붙이면 될 것이다. (하지만, 책이 제공해 주는 정보가 생각보다 충분하다)


실제 다양한 환자들을 치료한 경험이 있는 저자가 자신의 지혜와 지식을 농축해서 쓴 책이다 보니 내용이 알찼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적용해 볼 수 있는 여지가 많아서 읽은 보람이 큰 책이다. 또한 TCA 제제 등의 약을 남성에게 적극 권유하는 저자의 개인적 의견에 대해서는 감수자가 책 하단부에 '이는 근거가 부족한 사견이다' 라고 설명을 덧붙여 준 점은 인상적이었다. 책을 감수해 주신 분도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다 보니, 이런 식의 과감한 '첨삭'이 가능했다고 본다.

책이 정말 잘 뽑혔다.

'우울증', '기분장애'와 관련된 책을 추천해 달라는 환자 및 보호자들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관련 주제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겐 1독을 추천한다.


(오타가 2군데 정도 발견되긴 했으나 다음 개정판에서는 수정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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