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 #mbti #열광하는 #이유 #통제감 #자율성'에 해당하는 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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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MBTI 테스트에 반영되는 자기 자신에 대한 판단은 다분히 자의적이고 자기 실현적인 선택에 기반하는 면이 있다.

 

하지만 오히려 다른 사람의 객관적인 판단이 아닌 평가자 자신의 주관적인 평가의 성격이 MBTI 테스트의 인기를 설명하는 좋은 요인일 것이다.

 

적어도 자신의 생각을 바탕으로 찾은 유형과 어울리는 사람을 만나면 앞뒤가 다른 사람을 피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극단적인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면 말이다.

 

만약 외신에서 우리나라 인터넷 커뮤니티의 화제글을 참조해 "특정 MBTI 유형만을 뽑으려 하는 한국 기업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면 상황은 조금 더 심각했을 것이다.

 

물론 국내 일부 회사에서 채용 조건으로 ENFP만 뽑는다거나 INFP 를 배제한다는 식의 공고를 실제로 올려 논란이 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은 일시적인 해프닝에 불과하다. 극히 비정상적인 기업이 아닌 이상 거의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그처럼 비과학적인 방식으로 인재를 선발하지 않는다. 기업에서 입문 교육 과정으로 정식 MBTI 테스트를 진행하는 이유는 입사 지원자를 선별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직장에서 서로 다른 유형의 사람들끼리 조화롭게 협력하는 방법을 설명하기 위한 교육이 목적일 것이다.

 

그런데 국내 한 언론사는 CNN 기획 기사를 소개하면서 "CNN '실패 두려운 한국 MZ 세대... 연애까지 MBTI 성격 검사에 의존" 이라는 헤드라인을 냈다.

 

과연 한국 MZ 세대가 정말 실패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전개해 보고자 한다.

 

누군가 나에게 지금의 한국의 젊은 세대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느냐고 질문한다면 나는 큰 고민 없이 "그렇다"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나는 하나의 역질문을 던질 것이다. "당신은 어때요? 모두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나요?"라고 말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와 같은 격언을 듣고 산 선배 세대라도 실패를 달가워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비록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이고, '성공보다 실패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할지라도 의도적으로 실패를 목표로 하는 사람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더 이상 젊은 세대라고 불릴 수 없는 나 또한 마찬가지다. 따라서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는 젊은 세대가 아니라 실패를 하지 않아도 되는 지금의 시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인간이 편리하고 안전한 길을 택하는 것은 본능이다. 오늘날의 기술과 사회의 발전은 인간의 본능에 따라 편리하고 안전한 길을 만들어냈다. 굳이 실패를 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통제권을 잃고 싶지 않을 것이다.

 

만약 지금의 젊은 세대가 상대방의 MBTI 를 확인해 자신이 극도로 원하지 않는 일부 유형을 배제하거나 자신이 진심으로 바라는 유형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은 사전에 실패할 수 있는 확률을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MBTI 가 아니어도 실패를 줄일 수 있는 길은 많다. 만약 누군가가 소개팅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먼저 친구로부터 상대방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건네받으면 사람들은 거의 100% 의 확률로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최소한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과 상태 메시지를 확인할 것이다.

 

뒤이어 온라인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이미지 정보와 기타 데이터를 확인할 것이다. 이는 과거에 소개팅 주선자에게 상대방의 기본적인 정보는 물론 잘생겼거나 예쁜지를 묻던 방식에서 진일보한 방식이다.

 

이때 사람들은 실패가 두려워서 상대방의 정보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아니다. 

 

불확실성을 최대한 제어할 수 있는 환경을 활용해 정보를 찾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를 확인한다는 의미는 단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무언가를 활용하는 것일 뿐이다.

 

상대방의 MBTI 를 확인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 안에서 이해해야 한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다는 의미는 디지털이 삶 자체를 장악하는 부분이 많다는 말이다. 디지털적인 환경을 통해 아날로그적 삶을 구분할 수 있는 지점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이들은 구분 도구 혹은 특이점을 활용해 굳이 실패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간다.

 

-[그건 부당합니다], 임홍택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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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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