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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나온 예시가 과연 경계성 성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BPD)에 확실하게 부합되는가를 고민해 본다면 ADHD, 품행장애, 파괴적 기분조절 부전 장애, 반사회성 인격장애, 적대적 반항장애, 우울증, PTSD 등 다양한 가능성들을 같이 고려하게 됩니다. 명확하진 않으나, BPD에 준해서 바라본다면 치료에 도움을 줄 수는 있어 보입니다.

 

 

 

"입양한 아들인 리치에게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것을 우리 부부가 알게 된 것은 그 아이가 18개월 되던 때였다.

 

그 애는 성미가 까다로웠고 자주 울었으며, 세 시간 연속 소리 지를 때도 있었다.

 

두 돌이 지나면서부터 리치는 하루에도 몇 번씩 막무가내로 성질을 부리기 시작했다.

 

어떤 때는 그 소동이 몇 시간 계속되기도 했다.

 

리치를 의사에게 데려갔을 때 마커스 웰비 (1969년~1976년까지 미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환자에게 친절하고 헌신적인 가정의로 묘사되었다.) 같아 보이는 그 친절한 의사는 "애들이 다 그렇죠." 라고만 했다.

 

리치가 일곱 살 때, 우리는 아이 방에서 여덟 살이 되면 죽어 버리겠다고 쓴 쪽지를 발견했다.

 

리치의 초등학교 교사가 소개하는 정신과 의사를 찾아갔더니, 의사는 좀 더 체계 있는 가족 분위기에서 일관성 있게 리치를 대하라고 충고했다.

 

우리는 이른바 '긍정적 강화' 방식에 따라 아이의 잘한 일이나 좋은 점을 칭찬해 주었고, 애정을 담은 엄격함으로 대했으며, 아이의 음식 조절까지도 해보았다.

 

그러나 어느 방법도 리치를 돕지 못했다.

 

중학교에 다닐 무렵, 리치는 거짓말을 잘하고, 물건을 훔치고, 무단으로 결석하며, 걷잡을 수 없이 화를 내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필자 의견: 학창 시절 모습은 품행장애(Conduct disorder)가 동반되어 있어 보이며, DSM-5 기준으로는 DMDD(Disruptive mood dysregulation disorder) 의 동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어느 날 리치가 자살하겠다며 자해를 하고, 우리까지 죽이겠다고 협박해 경찰이 출동했다.

 

우리가 벌을 주기 위해 리치를 방에 들여보낼 때마다 리치는 아동학개센터에 신고 전화를 걸었다.

 

우리 아들은 교사와 가족, 심지어는 경찰까지도 기만하고 조종했다.

 

리치를 타고난 정치가라고 부르는 할머니의 말대로, 그 아이는 매우 영리해서 마음만 먹으면 자신의 재치와 잘생긴 외모 그리그 유머 감각으로 사람들에게서 무엇이든 얻어낼 수 있었다.

 

(필자의견: 품행장애가 이후 반사회성 인격장애로 발전해 가기도 합니다.) 

 

상담한 카운슬러마다 리치의 행동이 전적으로 우리 잘못 때문이라고 확신했다.

 

카운슬러가 리치의 실체를 파악할 때쯤이면 아이는 그를 다시 만나려 하지 않았다.

 

새로 찾는 어떤 치료사도 리치의 아주 두툼해진 차트를 꼼꼼히 읽어 보려 하지 않았다.

 

마침내 리치는 학교에서 교사를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일을 저질렀고, 그 결과 네 번의 단기치료로 구성된 프로그램의 첫 번째 치료를 받게 되었다.

 

그 동안 여러 사람이 리치에게 다양한 진단을 내렸었다.

 

조울증이라고 한 사람도 있었고,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라는 사람도 있었으며, 알려지지 않은 심리적 충격으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를 앓고 있다고 진단한 이도 있었다.

 

한 정신과 의사는 리치가 '정신병을 동반한 우울증'에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리치가 그저 나쁜 아이일 뿐이라고들 했다.

 

 

네 번째 입원 후, 보험회사는 더 이상 비용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병원에서는 리치가 집으로 돌아갈 상태가 아니라고 했다.

 

한 정신과 의사는 법원에 가서 우리가 리치를 돌보기에 부적합한 부모라는 판정을 받으라고 충고했다.

 

그 후 우리는 주에서 지원하는 병원을 발견했고, 거기서 리치는 처음으로 경계성 성격장애라는 정식 진단을 받게 되었다.

 

병원에서는 리치에게 다양한 약을 복용시켰지만, 나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했다.

 

리치는 어찌어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까지 가긴 했으나, 대학 생활은 최악이었다.

 

리치는 지금 23살인데 정신적 성숙도는 18살 수준이다.

 

성인이 되어 좀 나아지기는 했어도, 리치는 아직 버림받을까 봐 극도로 두려워하고 지속적인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며, 2년 동안 네 번이나 직장을 그만 두었다.

 

그는 거만하고 불쾌하게 구는 데다 남들을 조종하려 들며 자기 생각만 고집하기 때문에 생기는 친구마다 금방 그의 곁을 떠나 버린다.

 

그런 이유로 아직도 리치의 경제적 후원자이자 정서적인 지주의 역할은 우리가 맡고 있다.

 

경계성 인격장애 관련 서적
잡았다, 네가 술래야
폴 T. 메이슨,랜디 크리거 공저/김명권,정유리 공역
프로작 네이션
엘리자베스 워첼 저/김유미 역
키라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
키라 밴 겔더 저/서민아 역
예스24 | 애드온2

리치와 우리의 관계는 아무리 좋게 봐도 팽팽하게 당겨진 고무줄 같은 상태이다.

 

그래도 리치에게 남은 사람은 우리 뿐이다."

 

-[잡았다 네가 술래야] 에서 발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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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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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풀 T. 메이슨, 랜디 크리거

출판  모멘토

발매  2007.08.05.

 

 

 

 

  경계성 인격장애를 다룬 대중적인 서적 중 가히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키라의 다이어리 책은 경계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는 한 개인의 전반적인 삶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면, 이 책은 왠만한 전문 정신의학 서적보다도 더 좋다.

 

 

  교과서에 제시되어 있지 않은 경계성 인격장애의 특성들까지도 자세히 기록되어 있으며, 연구, 조사한 대상자의 pool 이 상당하다.

 

 

  자신이 경계성 인격장애가 있다고 느끼거나, 진단을 받았거나, 또는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 중에 이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이 책은 무조건 소장해 두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에서 경계성 인격장애를 지닌 이들은 경계인, 그들과 가깝게 지내는 이들은 비경계인이라고 불린다.

 

 

  비경계인으로 살아감에 있어서 경계인을 어떻게 대하고, 그들이 특정한 행동을 보였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기란 쉽지 않은데 이 책은 구체적인 예시까지 들어서 다양한 가능성들을 다 설명해 주고 있다.

 

 

  실제로 그런 질환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살아가다가는 큰 충격에 빠지는 수가 있다.

 

 

  우리는 늘 그러한 인격장애의 설정이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며, 모든 인간이 지닌 속성의 연장선 상에 그들이 서 있을 뿐이라는 것을 망각해선 안된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들이 일반적이지 않은 충동성과 불안정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접근하기 보다는 좀 더 전략적이고, 계획적으로 그들을 Care 해주고, 그들 옆에 있어줄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하고, 충동적이고 화를 버럭버럭 내는 가까운 누군가와 살고 있는 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물론 그런 증상을 보이는 이들이 다 경계성 인격장애는 아니다. 

 

 

  이 책이 제시하는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가족이 있다면 한번 쯤 고려해 보자.

 

 

  당신 주위에 이런 사람이 있는가?

 

 

  감정 변화가 극심해서 당신은 24시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듯한가?

  격렬한 분노의 표출과 지극히 다정한 행동을 번갈아 보이는가?

  자신의 행동을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 반대로 타인의 행동에 지나친 책임감을 느끼는가?

  당신의 말이나 행동을 의도와 다르게 왜곡하여 공격해 오는가?

  사람이나 일에 대한 평가가 흑백논리의 양극단을 끊임없이 오가는가?

  자신이 관심의 초점이 되지 않으면 무시당했다고 느끼는가?

  바라는 바가 변화무쌍해서 도저히 비위를 맞출 수 없는가?

  과음, 약물남용, 폭식, 난폭운전, 문란한 성관계 등 자해적인 행동을 충동적으로 하는가?

  당신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에 늘 빠뜨리는가?

 

 

  이런 이들에 대해 잘 모르고 있으면 소리 없는 감옥에서 고통을 받는 수가 있다.

 

 

  이젠 당당히 현시를 직시하고 비슷한 곤란에 처해 있는 이들과 연대해야 할 때다.

 

 

  그리고 제대로 알고, 제대로 접근해서, 제대로 사랑해야 한다.

 

 

  '관계'가 주는 행복과 '관계'가 주는 불행이 인생의 거의 전부나 다름 없기에, 우리는 이와 같은 인권의 사각지대를 외면할 수 없다.

 

  그리고 경계성 인격장애를 지닌 이들도 얼마나 아름답게 회복될 수 있는지를 함께 목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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