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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유토피아는 그리스어로 없다 는 의미의 ou 장소 를 뜻하는 topos 를 합성한 것으로 , 어디에도 없는 곳 이라는 뜻이다.

 

결국 완벽한 사회 라고 해석해도 되고 , 실현 불가능한 사회 라고 해석해도 될 것이다.

 

하지만 , 이 책의 저자인 토마스 모어도 말했지만 , 자신 스스로도 자신이 그린 유토피아 이상적인 사회 라고 보지는 않았다. 즉 완벽한 모습을 지닌 세상을 그려냈다고는 생각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그의 글쓰기는 16세기 유럽(특히 영국)의 정치 상황의 부조리와 모순 ,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 함께 토론하고 고민해 볼 것을 요청하고자 이러한 글을 쓴 듯 하다.

 

 

 

그는 스스로 고백했다. 난 똑똑한 사람이기 보다는 진실한 사람이고 싶다 ..

 

그는 더 나은 사회 , 진정 인간의 가치가 드러나는 사회 를 만들어 보고자 고민했으며 , 자신 스스로가 변호사였음에도 불구하고 , 그 당시 법제도의 문제점을 정직하게 지적할 줄 알았고 , 한 명의 종교인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종교의 편협성을 지적하며 , 진실한 사람으로서의 면모를 삶으로 드러냈다.

 

일단 , 그 당시 세상의 정세가 워낙 격변의 시기였기 때문에 , 이러한 고민들이 더욱 많이 있었음은 의심할 여지는 없을 것이다.

 

그러한 가운데 , 저자는 더 나은 세상은 아마 이런 모습일 수 있겠구나 라는 정도의 확신을 가지고 , 글을 써 내려갔을텐데 , 그가 그이상 국가 가 우리들이 생각하는 이상 국가 와 어떤 점에서 같고 , 어떤 점에서는 동의할 수 없는지를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은 책 읽기가 될 것이다.

 

초반에는 왕과 어리석은 정치인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 사형 제도는 도덕적으로나 종교적으로 적법하지 않으며 , 효율성도 없다고 역설한다.

 

결국 범죄를 저지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조성한 게 잘못이며 , 그러한 결핍을 매꿔 주는 현명한 정치를 할 수 있다면 , 그리고 범죄가 발생하더라도 그 생명을 경시하지 않고 , 그들을 노동 현장 등에 투입시킴으로써 더욱 발전적인 방법 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결국 , 나라의 권세자들이 철학자 다운 통치를 하고 있지 못하기에 , 한 마디로 그들은 철학 없는 생각 없는 정치 를 하고 있기에 나라를 지탄에 빠트리고 있으며 , 그 당시 수도사나 성직자들은 그저 무위도식만 하려고 하기에 마땅히 비판 받아야 한다고 모어는 이야기 한다.

(그 당시 정치,종교의 분위기가 상당히 뒤숭숭했음을 암시해 주는 구절들이다.)

 

더 나아가 그는 사유 재산이 문제의 큰 시발점 이 되기에 , 이러한 제도가 폐지되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 이러한 점은 플라톤 [공화국] 과 유사한 듯 하다.

 

Part2 로 넘어가면 , 구체적으로 유토피아 의 이야기를 들려 주는데 , 하루 노동시간은 6시간이면 충분하며 ,모두가 농업 , 기술 등의 일을 해야 하고 금과 은 , 보석 등은 귀한 보석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러한 것들을 달고 다니는 것은 스스로 낮은 사람 임을 드러내는 것이나 다름 없도록 규정한다.

 

또한 유토피아인들은 쾌락 추구에 소극적이지 않다고 이야기 하는데 , 그 옛날 스토아 학파의 금욕주의 등과 대비되는 단순명쾌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 그들이 말하는 쾌락은 남에게 덕을 끼치는 행동과 모순이 되지 않으며 ,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쾌락은 헛된 쾌락 으로 규정지어서 , 진정 참다운 쾌락 은 권장 받아 마땅하다고 이야기 한다.

 

 

 

또한 그가 독실한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에 , 유토피아인에 대해 묘사하면서 그들은 죽음 자체를 두려워 하지 않고 슬퍼하지 않으며 내세의 행복을 기대한다고 이야기 한다.

 

 

이 외에도 상당히 세밀하게 유토피아 를 묘사하고 있는 걸 듣고 나면 , 참 이렇게 살아 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분명 상당히 괜찮은 나라임에는 틀림이 없기에..(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꽤 많다)

 

하지만 , 이 세상은 실현되기 힘들 듯 하다.

 

모어 스스로도 말했듯이 인간들이 완벽해지기 전까지는 세상사는 절대 완벽할 수 없는 것이며 , 그가 또한 말했듯이 인간은 시간이 아무리 많이 흘러도 완벽해질 수 없기 때문에 유토피아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절대자의 개입이 없는 이상..)

 

모어는 이렇게 말은 했지만 , 그가 그리는 유토피아는 매우 빈번하게 크나큰 전제를 요구하는데 , 그것은 바로 인간의 깨끗함 , 인간의 선 , 인간의 양심 등에 너무 많이 기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영역을 수치화 시켰을 때 일정 기준치만 넘었어도 나는 이러한 유토피아를 포기하지 않았을 테지만 , 인간은 이러한 것들을 절망스러우리만치 적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처음 시작은 그렇지 않았지만 , 변질된 상태이기에) , 난 이러한 세상을 희망하지 않는다.(인간의 힘으로 이룩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버렸다는 의미다.)

 

또한 , 그의 시대가 지나고 나서 다가오게 된 허무주의와 인간소외 현상 그리고 세상을 어둡게 바라보는 디스토피아 적인 마인드가 증가했다는 점은 이러한 시대 상황을 잘 반증해 주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하지만 , 모어의 현실 참여적인 태도와 그의 진실성 ,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 신을 향한 열정 등이 너무도 아름다워 보이기에 난 그의 작품을 아낀다.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본 그의 구절들을 남기고자 한다.

 

선생께서 잘못된 생각들을 완전히 뿌리 뽑지 못하거나 고질적인 악덕을 기대했던 수주남ㄴ큼 제거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 그것을 이유로 공적인 활동에 완전히 등을 돌려서는 안됩니다. 거센 바람을 어찌해 볼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폭풍우에 휩싸인 배를 버려서는 안 되는 것처럼요.

 

게다가 기존의 것과 전혀 다른 새로운 생각을 완전히 인정받으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런 생각들에 대해 강한 편견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하찮게 여겨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선생은 우회적인 방법으로 활동해야 합니다. 모든 일을 최대한 주도면밀하게 다루어야 하며 , 제대로 바로 잡을 수 없는 일이라면 잘못된 부분을 가능한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만 합니다. 인간들이 완벽해지기 전까지 세상사는 절대 완벽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아무리 시간이 많이 흘러도 인간들이 완벽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내 생각을 말할 수도 없고 또 말해서도 안 된다고 한다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비웃음을 사게 될 것이 두려워 사람들의 통념과 다른 이야기는 전혀 하지 못한다면 , 기독교 국가인 이곳에서도 그리스도의 모든 가르침을 입 밖에 내 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그의 열정 , 그의 용기 , 그의 진보적인 정신이 그를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만들었지만 , 그와 같이 헌신된 한 명의 지식인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지금 우리가 새로운 시대에 대한 소망을 염원하며 , 또는 그 소망이 소망으로만 남을지언정 끝까지 행동하겠노라 다짐하며 달려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체 게바라의 말이 생각난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갖자.

 

이상주의적인 리얼리스트라 명명하고 싶다.

 

현실에 굳건히 발을 디디고 , 끝까지 꿈을 잃지 않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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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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