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무엇인가 #기독교적 #숙고 #니콜라스 #월터스토프'에 해당하는 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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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식의 재규정 같은 정교한 과정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본다.

 

이런 재규정이 용서의 전제 조건(또는 구성 요소)이라면 용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우리의 목적상 중요하지 않다. 주목해야 할 중요한 부분은 따로 있다.

 

그리스월드는 피해자가 가해 행위가 아니라 부당 행위자에 대해서만 부정적 감정을 느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가 제시하는 용서는 가해 행위로 생겨난 모든 부정적 감정을 털어 버리겠다는 결심을 포함하며, 모든 부정적 감정이 실제로 사라졌을 때만 그 용서가 온전히 완성된다 .

 

-> 그리스월드의 저서를 같이 보면 좋을 것 같은데 번역본이 없는 것 같은데, 물론 니콜라스 월터스토프는 그리스월드의 의견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이 책에서 하고 있긴 하다. 이런 주제를 깊게 서술해 준 철학 이론서적이 별로 없다 보니.....

 

이 분석에는 다음과 같은 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와 마찬가지로 그리스월드도 용서가 망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용서를 하려면 이와는 정반대로 자신이 당한 일과 그 일을 한 사람을 기억해야 하고, 계속해서 그 일을 그릇된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자신이 당한 일이 도덕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받아들인다면, 그 일을 기억하고 계속 그릇되었다고 여기면서 그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조금이라도 느끼지 않는 일이 가능한가?

 

 

부정적 감정을 완전히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이 당한 일을 잊어버리거나 더 이상 그 일을 그릇된 것으로 여기지 않는 것일 터이다.

 

하지만 다시 말하건대, 용서가 가능하려면 부당 행위자의 잘못을 기억해야 하고 그 일이 그릇된 것이라고 계속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내가 이 부분에 대해 잘못 판단했다고 해 보자.

 

자신이 당한 일을 기억하고 여전히 그릇된 것으로 여기면서도 그 일에 대한 일체의 부정적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고 말이다.

 

물론 용서는 잘못된 행위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제거하기로 결심해야 가능한 것이 아니며, 철저하고 완전하게 용서하는 동시에 자신이 당한 일에 계속 분노할 수 있다.

 

용서하기 위해서는 부당 행위자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놓아 보내야 하지만, 그 행위에 대한 부정적 감정까지 놓아 보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용서에 대한 만족스러운 이론은 그리스월드가 분명하게 거부하는 바와 달리, 자신이 당한 잘못에 대한 부정적 감정과 부당 행위자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구분해야 한다.

 

부당 행위자를 온전히 용서하면서도 그가 한 일에는 계속 분노할 수 있다.

 

만족스러운 용서의 이론이라면 이런 까다로운 균형을 어떻게 잡을 수 있는지 설명해야 하고, 이 균형잡기가 필요한(혹은 필요치 않은)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이러한 균형잡기를 어떻게 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피해자가 부당 행위자를 바라보는 시각의 특정한 변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그리스월드의 제안은 옳은 것 같다.

 

그러나 이 시각의 변화, 그의 표현대로라면 '재규정'에 있어야 할 요소를 그는 분명하게 파악하지 못한다.

 

-> (그리스월드의 '용서' 개념의 한계를 지적하고 새로운 이론을 제시)

 

내가 생각하는 용서는 피해자가 자신이 당한 일로 부당 행위자를 더 이상 나쁘게 생각하지 않겠다는, 성경의 표현을 빌리자면 더 이상 그의 죄과를 따지지 않겠다는 결심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용서는 결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결심을 실행에 옮겨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부당 행위자를 그가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기로 피해자가 결심하더라도, 그 과정이 너무 어려운 나머지 혹은 곧 혼수상태에 빠진다거나 하여 그 결심을 실천에 옮기지 못한다면, 용서할 의향이 있더라도 실제로는 용서를 하지 않은 것이다.

 

-[5부]에 이어서-

-[사랑과 정의] , 니콜라스 월터스토프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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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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