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무엇인가 #개인사 #도덕사 #개념 #활용 #니콜라스 월터스토프'에 해당하는 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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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으로는 제법 깊고, 그럴싸 하다....그러나 실제 내가 피해자고 용서해야 할 가해자가 있는 상황에서 개인사와 도덕사를 구분하는 작업은 말장난 같기도 하고 굉장히 당혹스럽기도 하다...이 마음을 극복하는 게 가장 관건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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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보충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부당 행위자를 그의 잘못으로 인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겠다는 결심은 어떤 부분에 대해서만 그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겠다는 결심이라는 면에서 부분적인 것일 수 있다. 용서의 실행도 그 결심을 특정한 방식으로만 행동에 옮긴다는 면에서 부분적일 수 있다.

 

또, 그 결심의 범위는 시간이 갈수록 넓어질 수 있고, 실행의 범위 역시 그렇다.

 

우리의 향후 논의를 위해, 용서는 대개 앞에서 말한 두 가지 방식으로 부분적이며, 그 결심이 즉석에서 온전하고 완전하게 실행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인 과정의 형태를 띤다는 것을 기억해 두자.

 

누군가를 그가 내게 저지른 일에 대해 더 이상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더 이상 그의 죄과를 따지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 그는 그 일을 했고, 나는 그가 그 일을 했음을 기억하며, 여전히 그 일이 나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렌트는 이미 일어난 일을 무효화할 수 없는 곤경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엄격히 말해, 그 곤경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잘못을 무효로 만들 수도 없고, 죄책을 없애 버릴 수도 없다.

 

암묵적으로든 명시적으로든, 누군가를 그가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그 잘못을 일어나지 않은 일처럼 취급하는 것이라고 어떤 저자들은 주장한다.

 

나는 이것이 맞지 않다고 본다.

누군가가 한 일에 대해 그를 봐줄 때도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용서는 그 행위를 없었던 것으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부당 행위자를 그 행위자로 인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허버트를 그가 내게 저지른 일로 인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인가?

 

그 일이 그의 도덕사(moral history)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듯이 그를 대하는 것이다.

 

그 일은 분명히 그의 도덕사에 속한다. 나는 그 사실을 안다. 그 일을 기억하고, 그 일을 정죄하고, 그 일로 허버트를 탓할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이제 그 일이 그의 개인사(personal history)일 뿐 그의 도덕사의 일부는 아니라고 믿는 양 그를 대하기로 결심하고 그 결심을 행동에 옮긴다.

 

-> (약간 말장난 같기도 하고,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는 꽤 힘들다. 그래도 진정한 '용서'를 하려면 이런 인지의 구획화 작업이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하다.)

 

개인의 도덕사라는 말로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그의 도덕적 상태에 기여하는 일들의 총체다.

 

그가 한 일들 중에서, 그가 어떤 면에서 어느 정도나 도덕적으로 선한 사람이며 어떤 면에서 어느 정도나 도덕적으로 악한 사람인지 결정하는 데 기여하는 일들 말이다. 개인의 도덕사 개념을 도입한 이유는 한 사람이 행하는 모든 일을 그의 도덕사의 일부로 여길 필요가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다.

 

허버트가 나를 부당하게 대했어도 그것이 비난할 수 없는 무지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 그를 탓할 수 없게 되면, 그를 나쁘게 생각하는 대신 그를 봐주게 된다.

 

그를 봐준다는 것은 그 행동이 그의 도덕사의 일부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그것은 그의 개인사의 일부다. 그는 그 일을 했다. 그러나 그 일이 그의 도덕사의 일부는 아니다. 그의 도덕적 상태에 오점을 남기지는 않는다.

 

-> (사소한 잘못은 이렇게 치부한다 치고, 거대한 범죄 앞에서도 이런 구분으로 그를 살려내야 한다는 게 괴롭다. 이게 맞나? 싶긴 하다. 그래도 계속 고민해 봐야하지 않을까?)

 

-[6부]에 이어서-

-[사랑과 정의] ,니콜라스 월터스토프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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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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