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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존 하워드 요더

출판 IVP

발매 2007.10.10

 

 

 

IVP 모던 클래식은 어느 정도 믿고 본다.

 

존 하워드 요더의 [예수의 정치학]은, 정치에 깊게 관여하지 않는 내겐 우선순위가 밀리는 책이었지만 중요한 사회 영역을 언제까지 배제해두고 살 수는 없었기 때문에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접근했던 책이다.

 


다른 어려운 서적들도 많이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이 상대적으로 더 어려워 보이진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책이 잘 안 읽혔던 것 같다. 아래쪽에 난하주가 너무 많이 달려 있어서 본문을 읽는데 방해가 될 때도 많이 있었다.

(물론, 워낙 논쟁적인 주장들을 하기 때문에 적절한 변증과 섬세한 접근이 중요하긴 하다지만....가독성에 방해가 된 건 사실이다.)

 


 

일반 성도들에게 생소한 메노나이트 교단에 속한 요더는 칼 바르트 밑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었다.


 

예리한 지성,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 언어와 학문 영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폭넓은 학식에 요더의 주변 사람들은 자주 놀란다고 하는데....

 

 

           

                                                (존 하워드 요더)


 

이 책의 요지는 이런 것 같다.

 


예수님은 다분히 정치적인 존재였다는 전제를 확실히 박고 이야기가 진행된다.


 

많은 신학자나 목회자들이 예수님으로부터 정치적인 색깔을 벗겨 내려고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리고 그분이 정치적으로 워낙 위협적이었기 때문에 결국 정치범을 향한 최고의 형벌인 십자가형이 부여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분이 추구하는 '정치'는, 기존의 '세속 정치'에 기대어서 힘을 불려 나가거나, 그 방식을 그대로 수용하되, 적절히 변형시켜서 사용하는 개념이 아니라 전혀 다른 '대안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었다.

 


 

결국 예수가 추구하던 세상은 '온전한 순종과 복종', '온전한 평화'를 외치면서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요더가 추구하는 '평화주의'는 일반적인 평화주의와 동기와 철학적 근거가 판이하게 다르다것이다.

 


가령 톨스토이도 비슷한 강조를 했지만 그와 같은 인류애 때문도 아니고, 마틴 루터 킹 목사나 간디처럼 그 노선이 탁월한 효과를 지니고 있어서도 아니었다. 그저, 예수가 그 길을 걸어가셨기 때문에 우리도 그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그의 입장은 철저히 기독론에 근거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그는 기존 사회 질서, 정치가들의 정치, 그 부산물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사회에 참여해야 할지에 대한 분명한 기준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구체적인 행동 양식에 대해서는 요더가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이런 면에서는 스토트 목사님의 [현대사회의 문제와 그리스도인의 책임] 같은 저서같이, 좀 더 실제적이고 사람을 살리는데 도움이 되는 노선이 더 눈에 들어오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더는 자신을 리처드 니버가 [그리스도와 문화]에서 제시했던 유형론(typology)의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아달라고 당부한다.

 


 

그렇다. 아무래도 이런 노선을 견지하는 요더를 바라보고 나면 리처드 니버가 말했던 1번 유형이 떠오른다. 톨스토이나 터툴리아누스가 주장했던 것처럼 그리스도의 길과 세상 문화는 서로 분리되어야 한다는 주장 속에 요더를 집어 넣고 싶어진다.

 


그러나 요더는 기존 사회를 변혁해 나가는 것에 대한 열정보다는 그저 대안 공동체인 교회를 더욱 회복시켜서 기존 사회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사회 속에 영향력을 일으키고 싶었던 것 같다.

 


분명 논쟁적인 책이지만, 한결같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길을 제시하는 그의 주장은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평화가 무너져 버린 작금의 시대 가운데 다시 한번 요더가 주장하는 '예수님의 정치'.... 즉, '십자가의 길을 묵묵히 걷는 순종의 삶'이 회복된다면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

 


한번쯤 고민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 

 

 

(이 책을 접하고 나서 수년 뒤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가 잦은 성추행으로 구설수에 올랐다고 한다. 비윤리적인 신학자가 전하는 '신학적 윤리학'이 과연 설득력이 있을까? 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그 사람이 주장하는 이론과 그 사람의 삶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견해도 있겠으나 아무래도 주장을 전개한 주체와 주제의 내용을 독립적으로 바라보긴 힘든 것 같다.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행위가 없었더라면 그의 저작은 더욱 빛났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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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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