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나만 #들리는 걸까 #예민한 청각 #층간 소음 #이명'에 해당하는 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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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사람'이라고 뭉뚱그려 칭해도 각자의 특성과 어려움은 다 다른데, 많은 사례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것이 소리에 대한 예민함이다.

 

소리에 대한 예민함은 단순히 청각적인 것을 넘어 예민함 전반을 가늠하는 좋은 지표다.

 

신경학적 예민함은 물론, 심리사회적 예민함과의 상관도 0.62로 높아서 사람의 말소리에 민감한 경향과도 관련이 있다고 여겨진다.

 

소리에 민감한 사람은 소리에 지나치게 신경 쓰고 고통스럽게 느낀다. 

 

또 계속되는 굉음이나 잡음에 익숙해지지 못하고 오히려 더 민감해진다. 한번 소리를 의식하기 시작하면 아주 작은 소리까지도 고통의 씨앗이 된다. (층간소음이나 이명 등으로 고통이 이어지기도 한다.)

 

한 여성이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었다.

 

 

예민한 청각으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온 그녀는 어느 날 여행을 떠나 호텔에 묵게 되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때문에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었다. 참다못해 호텔 직원에게 말했는데, 급하게 달려온 직원은 방 안에 선 채 고개를 갸윳거리며 "손님,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데요." 하고 말했다.

 

확실히 그 소리는 매우 낮은 음역의 소리였다. 오랫동안 귀를 기울이던 호텔 직원은 그제야 "뭔가 진동이 느껴지는 것 같네요." 라고 말했다고 한다.

 

음악가인 이 여성은 자신의 청각과민을 잘 활용하며 일하고 있지만, 보통 사람들은 듣지 못하는 소리까지 들려 일상생활에서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저음, 고음 영역이 일반인보다 잘 들리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아야 한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소리에 예민한 사람은 정신질환뿐 아니라 신체질환에 걸릴 위험도 높다.

 

 

소리에 예민하면 교감신경이 쉽게 흥분해 스트레스 호르몬(부신피질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이 과다분비되는데, 이로 인해 스트레스에 약해진다.

 

클리닉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소리에 대한 민감도를 15단계로 나누어 평가했을 때 8 이상인 사람이 63%를 차지했다.

 

한국 도시에서의 비율이 44%였던 것과 비교하면 역시 높다.

 

참고로 핀란드에서 이루어진 쌍둥이 연구에서는 소리에 대한 예민함을 유전율(유전 요인이 관여하는 비율)은 36%로 나타났다. 의외로 낮은 것이다.

 

이 결과가 맞다면 선천적 요인보다 후천적인 요인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소리에 예민할 수 밖에 없는 가정 환경, 긴장된 상태로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직업 등)

사격장에서 권총을 쏴 본 사람은 발사음에 깜짝 놀랐을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것과 실제로 그 박력을 몸으로 느끼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하물며 소리에 예민한 사람이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쉽지 않다. 발사되는 총탄 뿐 아니라 그 발사음도 말 그대로 흉기로 느낄 정도다.

 

예전에는 피아노 같은 악기 소리 때문에 살인까지 일어난 적도 있다. 감각이 예민한 사람이 저지른 비극이었을 것이다.

 

지금보다 예민함에 대한 이해가 낮을 때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아노 소리가 살의까지 불러일으킨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와 비슷한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청각과민에 대한 의식이 꽤 바뀌었다. 그래도 예민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 절박함이 이해가 안 될 것이다.

 

서른이 넘은 한 남성은 옆집 사람의 코 고는 소리에 미칠 지경이었다. 중저음의 요란한 소리는 원룸의 얇은 벽을 관통해버렸다.

 

일단 귀에 거슬리면 귀마개를 하고 그 위에 헤드폰까지 쓰는데도 코 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희미하게 들리는 소리에 자신이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들린다고 생각하면 더 의식하게 되어 미칠 지경이었다. 결국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옆집 사람이 일어나면 그제야 잠을 잘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침이면 근처의 지하철 소리 때문에 또 잠을 잘 수 없었고 결국 일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소리에 예민한 사람은 소음이 있으면 생활 자체가 위협받는다.

 

(이명이나 층간소음 등으로 고통 당하는 분들은 이 말이 잘 이해될 듯 하다)

 

[없는 소리가 있는 듯이 들리는 '환청' 같은 정신증과는 구별해야 함...가끔 조현병 증상으로 층간소음이라고 신고를 하는데 알고 보니 이명이나 층간소음이 아니고 환청인 경우도 제법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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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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