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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노태우와 종교

 

J: 그는 최초의 불교 대통령이었어. 생긴 것도 부처를 닮았다는 평이 많았어. 노태우 대통령의 과거 종교 행적은 알려진 게 별로 없긴 해.

 

딱히 자신의 종교를 드러내려 하진 않았으나 출근할 때마다 차 안에서 금강경 독송 테이프를 듣고 다녔고 스님들에게 천수심경을 누가 더 잘 외우는지 겨루어보자고 말하기도 했었지.

 

그의 어머니도 독실한 불교 신자였고…..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노태우는 퇴임 이후 개신교로 개종했다고 해. 2010년에 하용조 목사를 통해 예수님을 영접했다나….. 전두환이 퇴임 이후 천주교에서 불교로 개종한 것처럼 노태우도 불교에서 개신교로 개종한 셈이야.

 

 

 

A: 그거 참 흥미롭다.

 

J: 1987년도는 최초로 직선제로 대통령을 뽑은 해였는데 6월 민주 항쟁 때 주도적 역할을 했던 종교계는 1987년 대선에서는 개입이 훨씬 심해져. 6월 민주 항쟁을 이끈 종교계의 자부심이 너무 과했던 탓일까?

 

당시 유력 대선 후보는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이었고 각기 불교,개신교,천주교 성향이 있다 보니 당시 대선은 거의 종교 파벌 대선이나 다름 없었지.

 

당시 먼저 가장 열심을 낸 건 불교였어. 지난 정권들에서 받았던 서러움이 폭발했는지 노태우라는 불교 신자를 어떻게든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골적인 노태우 지지 기원 법회를 열고, 불교계의 지지를 호소했어.

 

 

 

 

 

A: 노태우도 그런 반응이 싫지 많은 않았겠네?

 

J: 그랬겠지. ‘나라 안정과 불교 중흥을 위한 기원 대법회 11 27일에 열렸는데 당시 노태우는 직접 참석해서 불교 방속국 설립을 공약하며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많이 받아.

 

 

 

A: 우리는 개신교 쪽을 좀 더 집중적으로 살펴 보기로 했으니, 그 쪽은 어땠어?

 

J: 개신교는 민주당 후보로 나온 김영삼 장로를 적극 지지했어. 수천명의 목회자들이 김영삼 지지대열에 동참했었지. 김영삼 역시 유세를 다닐 때마다 해당 지역 목사, 장로가 주최하는 기도회에 참여하는 등 개신교 표를 얻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어.

 

 

 

 

 

A: 천주교 쪽은 역시 김대중을 밀었겠지?

 

J: 그랬지. 민주화 운동 세력도 중심이 되었어. 김대중도 전국을 돌아다니며 천주교 지지층 확보에 나섰고 말이야.

 

 

 

1987년도 대선은 그야말로 종교적 공방이었어. 노태우는 불교방송국 건립공약, 김영삼은 통일교 정치자금 수수설’, ‘불교 탄압설’, 김대중은 천주교인의 불당 참배 문제등이 늘 이슈로 따라 다녔지.

 

 

 

A: 결국 노태우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지?

 

J: 당시 노태우는 성난 불심을 달래줘야 할 입장이었는데 7년 전 벌어졌던 10.27법난 사건 때문에 불교계의 분노가 극에 달해 있었거든.

 

그래서 노태우는 전통사찰보존법을 제정해서 전통사찰로 지정된 곳만 정부가 관할하고 나머지 사찰은 정부 규제에서 벗어나게 해 줬어. 이로 인해 사찰의 자율권은 확대되고, 사찰의 수리와 보수도 정부가 책임져 주는 특혜를 누리게 되었지.

 

 

 

그리고 노태우 정권에서 개신교의 이념적 근간이 크게 흔들리는데 그걸 처음 촉발시킨 건 전두환 집권 시절의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었지만 노태우 정권에 들어서 평화통일운동과 반미 운동 등으로 구체화 되기 시작해.

 

 

 

A: 평화통일 운동은 아무래도 야당 출신인 김대중 정권 때부터나 생긴 줄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닌 건가?

 

J: 흔히들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관계의 틀을 바꿨다고 알고 있지만 최초로 그 틀을 바꾼 건 노태우 대통령이라고 보는 게 더 공정한 평가일 거야.

 

노태우 대통령은 1988 7.7 선언을 통해 남북 동포의 상호 교류, 해외동포의 남북 자유왕래, 이산가족 생사 확인, 남북교역 문호 개방을 제안했지. 그는 남북한의 체제 경쟁이 대한민국의 완승으로 끝났음을 확신하고 북한을 제거해야 할 적이 아니라, ‘잘 관리해야 할 위험정도로 보았고, ‘미군의 전술핵무기는 북한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기보다는 북한을 자극하는 무기로 판단했어. 노태우는 남북관계의 기조를 이념적, 군사적 대결에서 평화공존과 교류협력으로 전환하여 한반도의 국지적 냉전체제를 해체하려고 한 것이지.

 

 

 

A: 많은 극우 개신교 단체들은 김대중이 종북 스파이가 되어 북한과 대화하고, 북한과 친구가 되려고 했다고 맹비난을 하면서 보수 당을 지지하던데, 속내를 알고 보니 꼭 그렇지 만도 않은 거네?

 

 

 

J: 그렇지. 역사는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

 

아무튼 노태우 정권 때 평화통일 운동, 반미운동도 본격화 될 만한 정치 토대는 충분했던 거야. KNCC 를 중심으로 한 진보 성향의 개신교 세력이 한층 단단해 지면서 본격적으로 개신교 내에 진보-보수 흐름이 뚜렷해지기 시작해.

 

 

A: KNCC 는 민간 차원에서 처음으로 평화 통일 운동에 앞장섰었지?

 

J: . 1985년에 한국 교회 평화통일 선언을 발표하고 1988년에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 (88통일선언)을 발표하기도 했고…. 88 통일 선언은 통일의 원칙을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 민중 참여, 인도주의 원칙 이라는 5개의 원칙으로 정리해. 또한 군비 축소, 상호 불가침 선언, 한반도 비핵화지대 구축, 외국 군대의 점진적 철수 등이 포함되어 있었지.

 

이 내용은 기존의 한국 교회가 취해 왔던 반공의 입장을 비판하고,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한 셈이였어.

 

극우 개신교 세력들도 이런 흐름을 두고만 보지 않았어. 자신들의 반공’, ‘친미사상을 계속 설파하며 한국 개신교의 진보, 보수라는 두 흐름을 만들어 냈지.

 

 

 

A: 그렇다면 노태우 정권이 친화적이여서 종교계가 평화 통일 운동을 할 수 있게 된거야? 아니면 종교계가 이런 진보 흐름을 만들어 줘서 노태우 정권이 더 힘을 받았다고 해석해야 하나?

 

J: 아무래도 KNCC‘88통일선언은 노태우 정부의 ‘7.7 선언’(1988), ‘한국민족공동체통일방안’(1989), ‘남북기본합의서’(1992) 의 정신적 근간이 되었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겠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남북기본합의서는 KNCC 88통일선언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 적이 있고 문익환 목사가 김일성 주석과 면담하면서 발표한 자주평화통일 9개 원칙은 김대중 정부의 ‘6.15 남북공동선언의 토대가 되었지.

 

 

 

A: 보수 단체들은 이 시기 즈음에 한기총을 만들고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면서 KNCC 등의 진보 개신교 세력을 막으려 했었어?

 

J: 일단 1989 1월 한경직 목사는 한국 교회 원로(강원룡, 조향록, 지원상)들을 불러 놓고, 그 해12월에 한기총을 창립해. 한기총은 36개 교단과 6개 기관이 회원으로 참여했었지. 한기총 설립을 주도한 세력은 오직 반공에 앞장서 온 북한 출신 목사가 많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해. 북한에서 남한으로 월남한 많은 북한 출신 목회자들은 반공 이데올로기라는 마법-요술봉같은 만능 신학을 우리 개신교 내에 던져줌 셈이야.

 

 

 

A: 한기총을 설립할 때도 정권의 도움을 받았으려나?

 

J: 극우 개신교들의 역사를 살펴보면 늘 정권에 결탁되어 있었기 때문에 한기총의 설립도 의심을 할 수 밖에 없었지. 노태우 정부가 반정부적인 개신교 진보 세력 KNCC에 맞서 극우 개신교 단체를 키우려고 했다는 주장이 있었어.

 

평화 통일 정책에 있어서는 서로 주고 받은 Spirit 이 있을지 모르지만 진보 기독교 단체는 노태우 정권 퇴진운동을 결의하며 노 정권이 국민이 요구하는 광주사태 해결, 5공 비리 청산, 민주화 실천 등에 대해 만족할 만한 답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

 

 이런 분위기가 있다 보니 노태우가 슬쩍 한기총을 키워 준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겼던 거지.

 

 

 

이미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진보 종교는 찍혀 있었고, 전두환 정권은 보수 교회 세력을 뒤에서 지지해 주는 활동을 해 왔었거든. 이런 분위기가 노태우 정권 때도 알게 모르게 한기총의 설립에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 자연스레 추론해 볼 수 있지.

 

*모든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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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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