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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완이 바라본 박정희

-[박정희의 나라, 김대중의 나라 그리고 노무현의 나라] 에서 발췌-

 

 

 

 

[박정희의 나라]

 

박정희 시대는 적어도 30년간 지속되었다. 1961 5 16일 이후 1990 3 (노태우 대통령의 민정단, 김영삼 총재의 민주당, 김종필 총재의 공화당) 합당 시기까지를 포괄적 박정희 시대로 보는 것이다. 5.16 군사혁명으로 시작돼 1972년 이른바 10월 유신을 거치며 군사쿠데타의 본질로 변질되었다.

 

 

 

4.19 혁명이 입헌정치와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민주주의 혁명이었다면, 5.16 혁명은 부패와 무능과 무질서와 공산주의 책동을 타파하고 국가의 진로를 바로 잡으려는 민족주의적 군사혁명이다.

따라서 5.16 혁명을 우리들이 육성하고 개화시켜야 할 민주주의 이념에 볼 때는 불행한 일이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으나 위급한 민족적 현실에서 볼 때는 불가피한 일이다.

 

 

 

1961 5 16일 다음달 나온 <사상계>권두언의 일부이다. 당대 지식인들의 필독잡지가 <사상계>였다. 1년 전인 1960 4월호 권두언은 이랬다.

 

 

 

이번 3.15 정부통령 선거전에서 너무나 심한 충격을 받았다. 이름일망정 민주국가인데 그 집권당 횡포가 이처럼 혹독할 수 있으랴. 공명과 영달에만 현혹되어 거의 광적으로 날뛰는 그들은 일당동재의 실을 확연히 노출시켰고 일부 악질 지도층은 악랄한 공산당 수법으로 백성의 수족을 꽁꽁 묶어 버리려 들었다…..우리는 정권 교체를 간절히 바랐다. 누구를 미워해서도 아니고 어떤 당에 정권이 넘어감을 원해서도 아니다.

 

 

 

4.19의 촉발을 가져온 대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한 <사상계> 5.16 평가는 그 시대적 이해를 표현했다.

 

 

 

[민족주의적 군사혁명]으로 출발한 박정희 시대는 국가재건을 위한 국가 동원체제를 구축했고, 그 시대 세계적 흐름 속에서 나름대로 [부국강병]의 국가주의적 지향을 가지고 있었으며, 방식은 [개발독재]였다.

 

 

부국강병의 [부국]은 자립경제라는 경제적 민족주의 성향을 통해 대중동원과 강제적 자원배분으로 연결되었다. [강병] [반공에서 안보]로 진화되면서 방위산업이라는 중화학공업 육성으로 발전되어 재벌체제의 등장을 가져왔다. 동시에 [민족주의적 군사혁명] [10월 유신 쿠데타]로 변질되었다.

 

 

박정희 시대를 관통한 [증산, 수출, 건설]이라는 [잘 살아보세]의 구호와 GNP 와 성장률이라는 물신적 목표가 전 국민적, 전 국토적 변화를 추통시켰다.

 

[마이홈, 마이카, 1인당 GNP 1천 달러 시대]라는 경제적 목표와 [자주국방]으로 진화된 안보목표가 두 축이 되어 강압과 통제 속에 대중적 삶의 방식과 환경을 깡그리 바꾸어 놓았다. 고교 평준화와 그린벨트 정책도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대중의 생존방식과 미래설계가 엄청난 변화를 강요받을 수 밖에 없었다.

이 물리적 변화 속에는 정보정치에 대한 두려움과 권력에 대한 불신이 내장되어 있었다.

경부선을 축으로 한 자원 배분의 강제적 선택과 집중은 수도권과 영남권의 집중개발로 이어졌고, 농어촌 쇠락과 수도권 비대화, 호남권 소외와 지역감정 조장 등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 구조적 문제를 배태시켰다. 보릿고개를 넘었지만, 기층민 계층을 확대시켰고 새로운 기득권 계층을 성장시켰다.

 

결과적으로 박정희 시대는 이 땅의 삶의 환경과 방식에 우리 역사상 가장 강력한 물리적 변화를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물리적 변화에 수반하는 화학적 변화를 수용하고 보완할 틀을 갖추지 못한 채 스스로 무너져 버렸다.

박정희 시대의 정치, 사회적 갈등이 성장통을 넘어서 고질적 질환으로 넘어갔다. 뒤이어 등장한 전두환, 노태우 시대는 박정희 시대의 유제와 유산이 남긴 역사적 후유증이었다.

 

박정희 시대, 박정희의 나라 30여 년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피와 땀의 시대]라는 표현이 적절치 않을까.

민주와 투쟁의 [핏자국]과 산업화 건설의 [땀 냄새]가 뒤엉킨 채 오늘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 피의 치열함과 땀의 고귀함이 때로는 교훈이 되고, 때로는 향수가 되어 오늘의 대한민국을 재단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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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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