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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이승만, 박정희,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독재 정권을 옹호했던 역사가 잘 기록되어 있다. 기만과 권모술수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노련함이 잘 들어 있는 사설들이 많다. 또한 [조선일보]가 왜 '노무현'을 그토록 싫어했는지도 잘 알 수 있는 유시민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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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민주화 운동가를 싫어한다.-

[조선일보]는 노무현을 싫어한다. 미워한다. 혐오한다. 사설과 기사를 보면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수없이 많은 이유가 있지만, 한마디로 말해서 노무현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망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민주화운동 전력을 가진 사람을 싫어한다.

 

[조선일보]는 박정희를 민족의 지도자로 숭배하며 박정희의 개발독재를 필요악이 아닌 역사의 필연으로 규정한다.​ 전두환의 쿠데타와 양민학살까지도 대놓고 지지했다. [조선일보]의 시각으로 보면 노무현은 '입으로 민주화를 떠드는 시끄럽고 무책임한 선동가'에 속한다.

아무 근거없이 [조선일보]를 험담하는 게 아니다. 지난날의 [조선일보]가 한 독재 찬양 행적을 보면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다. 그럼 먼저 지난날 행적부터 잠깐 보자.

 

사례가 하도 많아서 대표적인 것만 본다. 더 많은 사례를 확인하고 싶은 분들은 강준만이 쓴 [권력변환-한국언론 117년사]를 보시기 바란다.

[조선일보]는 5.16 쿠데타와 유신독재를 지지했으며 아직도 박정희를 민족의 영도자라고 찬양한다.

 

박정희와 방일영이 술동무라 그랬을 수도 있고, 서로 생각이 같기 때문에 술동무가 되었을 수도 있다. 다음은 박정희 쿠데타 사흘 뒤인 1961년 5월 19일 [조선일보] 사설이다.

<혁명의 공약과 국내외의 기대>

군사혁명은 이런 불행한 여건 하에서 보다 나은 입장을 마련하기 위하여 감행된 것으로서 이것이 거군적인 단결과 함께 국내외적인 찬사와 지지를 받게 된 소이가 실로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5.16 쿠데타에 이어 1969년 3선개헌을 지지했던 [조선일보]가 1972년 10월 17일의 유신 쿠데타를 지지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민주적 기본질서를 완벽하게 파괴하고 종신집권 체제를 구축한 뒤 새로 대통령에 취임한 박정희에게 [조선일보]는 연일 화려한 꽃다발을 바쳤다. 다음은 1972년 12월 28일 [새 역사의 전개 - 제 8대 박정희 대통령의 취임을 경하한다]는 제목의 사설이다. 1934년 일본 왕의 생일 축하 사설 [봉축천장절]을 떠오르게 하는 명문장이다.

지난 4반세기에 걸쳐 지속되어온 냉전 속에서의 동족상잔과 남북 결원의 민족사에 10.17 구국의 영단으로 종지부를 찍고 평화통일의 새 역사를 위하여 정초한 박정희 대통령을 다시 대통령으로 선출, 취임토록 하게 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미덥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무엇 때문에 지난 10년 동안 5,6,7, 대나 대통령을 역임한 그를 또다시 환영하는 것인가. 한마디로 말해서 그것은 그의 영도력 때문이다. 그의 높은 사명감과 뛰어난 능력과 역사의식의 정당성 때문이다. 더욱 전망적인 민족통일의 사명감과 구구중흥의 신념에 불타는 영도자를 가졌다.

 

중앙정보부가 종종 비판적 언론인들을 지하 취조실에 끌어다 매운맛을 보이는 한편, 기자들의 검열거부운동과 권력비판을 봉쇄하기 위해 광고주를 협박해서 광고를 싣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동아일보]의 숨통을 조였던 시대에 [조선일보]는 번영의 토대를 구축했다.

 

조선일보사는 1969년 한일국교정상화 이후 최초로 일본 이토추 상사의 민간차관 400만 달러를 연리 6%에 들여와 코리아나 호텔을 지었다. 은행금리도 연 25% 를 넘던 그 시절로서는 엄청난 특혜였다.

[조선일보]는 훗날 군사반란과 내란행위로 처벌받은 전두환 일파의 1979년 12.12 쿠데타를 지지했고, 군부의 언론자유 탄압을 옹호했으며, 1980년 광주학살을 왜곡 보도해 역사의 진실을 감추었다.

1979년 12월 20일 사설에서 "군의 이러한 입장과 결의가 새삼 천명되었다는 것은 전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받아 마땅"하다고 군사 반란을 예찬했다.

[조선일보]는 또한 신군부의 언론통제와 여론조작을 노골적으로 옹호했다. 강요가 아니라 자발적인 협력이었다.

​당시 [조선일보] 주필이었던 선우휘는 1980년 1월 30일 일본 [산케이신문]과 회견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앞장선 극우파 신문으로 유명하다. 이 회견에서 선우휘는 당당하게 말했다.

언론규제는 없는 것이 낫다. 하지만 한국에서 언론의 제약이 가해져도 하는 수 없는 상황이 있다. 4.19에서 5.16까지의 1년은 어떠했는가. 언론의 자유와 책임이 전혀 양립되어 있지를 않았다. 하룻밤 새 모든 신문이 정부에 대해 비판적으로 나서게 되고 1년 내내 연일 조석간을 통틀어 정부를 두들겨팼다. (....) 그 사태를 한국의 언론이 심각하게 반성하지 않고 5.16에 의해 언론규제를 받게 되자 이번에는 언론의 자유를 붙잡고 '슬픈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너무도 감상적인 처사이다.

​[조선일보]는 광주민주화 운동을 '폭도'들의 '난동'으로 묘사했다. 그리고 신군부가 광주를 피바다로 만든 직후인 1980년 5월 28일 사설에 다음과 같은 거짓말을 늘어 놓았다.

지금 오직 명백한 것은 광주 시민 여러분은 이제 아무런 위협도, 공포도 불안도 느끼지 않아도 될, 여러분의 생명과 재산을 포함한 모든 안전이 확고하게 보장되는 조건과 환경의 보호를 받게 됐꼬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 비상계엄군으로서의 군이 자제에 자제를 거듭했던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  때문에, 신중을 거듭했던 군의 노고를 우리는 잊지 않는다.

광주항쟁을 유혈 진압한 전두환은 군부의 힘을 바탕으로 정치 권력을 찬탈하려 했다. 1980년 8월 21일 전군지휘관회의가 충성서약을 하고 전두환이 최규하를 축출하고 유신헌법에 따라 선거인단을 집합시켜 권좌에 오르자 [조선일보]는 즉각 '영웅 만들기'에 나섰다. 8월 23일과 28일 [조선일보]는 다음과 같은 사설을 내보냈다.

국민 일반은 크게 안도와 고무를 간직했을 것으로 우리는 믿는다. (...) '8.21 군 결의'는 이러한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한층 더 공고히 뒷받침하고 보장하는, 일찍이 없었던 국가 간성들의 담보의 표징이다. 건국 이래 모든 군이 한 지도자를 전군적 총의로 일사분란하게 지지하고 추대한 예는 일찍이 없었다. 그러한 점에서 '8.21군 결의'는 또한 역사적으로 깊은 함축을 간직하는 것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우선 전두환 대통령의 당선을 온 국민과 더불어 축하하며 그 전도에 영광이 있기를 희원해 마지 않는다.

(...) 전 대통령의 취임으로 바야흐로 새시대 새역사는 개막되고 있으며 국민들은 전 대통령 정부에 새로운 소망과 기대를 걸고 (...)

 

전두환이 1987년 4월 13일 이른바 '호헌선언'을 통해 5공헌법에 따라 대통령 자리를 노태우​에게 물려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을 때도, [조선일보]는 "현행 헌법에 따른 당초의 단임 공약조차 제대로 이행할 수 없는 시간적, 상황적 위기에 봉착할 우려가 짙게 깔려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며 맞장구를 쳤다.

[조선일보]는 '1등신문'이 아니었다. 1980년도 이 신문의 매출액은 161억 원이었다. [동아일보](265억원), [한국일보](217억원)과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전두환 정권이 끝난 1988년에는 [조선일보]가 매출액 914억 원으로 [동아일보](885억원), [한국일보](713억원)을 앞질렀다.

 

조선일보사가 받은 특혜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월간조선]이다. 전두환은 언론통폐합 조처를 통해 제 마음대로 매체를 없애고 만들었다. 예컨대 1980년 [월간중앙]이 폐간된 시점에서 조선일보사는 [월간조선]을 창간했다.

이런 [조선일보]가 1981년 부림사건을 계기로 인권운동에 뛰어들었고 1987년 6월을 아스팔트 위에서 보낸 노무현을 반길 리 없다. 이승만-박정희-전두환을 영도자로 찬양한 [조선일보]가 보기에 노무현은 '역사적 정통성'이 없는 인물이다.

- [노무현은 왜 조선일보와 싸우는가]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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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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