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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 코믹스의 유료 웹툰이다.

레진 코믹스는 댓글란이 따로 없다 보니, 매화를 보고 나서 타인들의 생각들을 보고 싶으나 볼 수가 없다. ​ 작가의 블로그 등을 가면 확인이 가능하다 하나, 일단 기존의 네이버,다음 웹툰 등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불편감을 느낄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묘하게도 이렇게 댓글이 없다 보니 작품에 좀 더 몰입하게 되고, 자신만의 생각을 정립하는데는 도움이 되는 면도 있는 것 같다.

레진 코믹스의 액션/학원물인 [소년이여] 이후에 상당히 인상깊은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배경이 고등학교이며 왕따 당하는 친구를 향한 복수극이라는 점에서는 '소년이여' 나 여타 다른 학원물과 유사해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상당히 결이 다른 작품이다.

사실, 이 작품을 다 읽고 나서 느낀 점은 다음 웹툰인 '이태원 클라쓰' 처럼, 드라마로 만들면 정말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다는 것이었다. 드라마적 요소와 드라마적 묘사들이 상당히 섬세하게 잘 배치되어 있어서 정지되어 있는 영화를 보는 느낌을 잘 연출해 준 작품이다.

중대한 스포일러가 들어 있어서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우나, 이 작품 속에는 심리학적 개념들이 잔뜩 녹아 들어 있다.

악당 최고 보스 같은 느낌을 풍기는 금수의 언행을 보면 사이코패스의 모습이 얼핏 느껴진다.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친구들이 나중에 성인이 되면 반사회성 인격장애가 될 확률이 있다.

주인공인 형오를 향한 애정이 넘치는 남수같은 캐릭터도 사이코 패스 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는 캐릭터다. 그래서, 끔찍한 일을 저질러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며 묘하게 사회성의 핀트가 어긋나 있다. 하지만, 남수 캐릭터는 작가도 후기에서 밝혔듯이 강아지(개)가 지닌 속성들이 퓨전되어서 상당히 신비로우면서도,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묘사 되어 있다.

 

 

웹툰의 전반부 플롯은 다리가 불편해서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주인공 형오가 전학 간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게 되는 장면들이 적나라하게 묘사되면서 전개된다. 

후반부는 이를 남수라는 캐릭터가 복수를 해 나가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이 부분에서 여타 학원물과 약간 다른 방향성을 보여준다.

 

가령 [소년이여] 등을 보면, 먼치킨 급의 캐릭터가 나타나서 통쾌한 복수를 한다는 설정이라면, [구원하소서] 에서의 복수는 역시 치밀하고, 적나라하지만 자신의 살을 깎아 가면서 행하는 복수로서 광기의 정도가 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에 형오가 느꼈을 복수를 동일하게 되갚아 주는 부분은 적나라하고, 처절하면서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는 복수의 공식에 가장 부합하는 복수였다고 생각한다)

이렇게만 보면 '소년이여' 와 복수를 전개하는 방식을 제외하고는 별로 다를 바가 없어 보이지만, 실상 이 작품을 좀 더 깊게 들여다 보면 다양한 부분에서 독창성을 지켜냄을 알 수 있다. 

 

각 캐릭터가 지닌 비하인드 스토리가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고, 이야기를 종료하고 나서 과거 이야기를 여러 화에 걸쳐 묘사해 준 전개 방식도 상당히 마음에 든다.

남수라는 캐릭터는 원래 화목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그들의 화목을 시기하며, 외로움에 허덕이던 조현병이 의심되는  옆집 여자의 살인으로 파탄이 나버린다.

의문의 연쇄 살인마, 정신 이상자로 부터 받게 되는 무차별 공격이 우리 주변에서도 간헐적으로 일어나는 게 현실이며 이러한 비참한 상황에 덧붙여서 추가적인 교통사고로 인해 벌어지는 비극적인 전개는 남수가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사람이 되어갈 수 밖에 없는 당위성을 나름은 제공해 준다.

(환경적 요소가 사람의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일부 학자들은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남수의 삶을 보면서 그가 유전적 요인만으로 그런 성격을 지니게 되었다고 주장하기는 참으로 어려워 보인다.)

경찰 서장의 아들인 금수라는 캐릭터.... 그 아비로부터 정의를 배우기는 커녕, 기만과 불의를 학습하고 자란 그는 또 다른 결을 지닌 사이코패스가 되는데....

남수는 마치 '이태원 클라쓰'에 나오는 박새로이를 좋아하는 여자 주인공과 비슷하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형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죄책감 없이 해낼 수 있는 캐릭터다.

 

 

반면에 금수라는 캐릭터는 작가 설정은 '금수저' 에서 모티브를 따 왔다고 하지만 짐승(금수)과 비슷하다. 비겁하고, 열등감도 많고, 욕심도 많으며, 일반적으로는 재수가 없다는 느낌을 받기 딱 좋은 캐릭터다. 하지만, 그에게도 잘못된 학습을 베푼 못난 경찰 아버지가 있었다.

이 작품은 좁게는 한 개인의 성장에 미치는 가정 환경의 중요성, 부모의 양육의 중요성이 깊게 가미되어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그러한 가정에서 형성된 다양한 사람들이 여러 전문 분야로 뛰어 들게 되면서 발생하게 되는 사회의 부조리와, 불의까지도 조심스럽게 담아내려 한다.

 

(ex) 경찰서장의 아들이 경찰서 내에서 벌이는 무차별 폭행에서도 눈을 감아 버리는 경찰서 사람들에 대한 묘사라던지, 학교의 이미지를 지키기에만 급급한 학교의 상급자들의 모습, 무차별 따돌림, 폭행 앞에서도 자신들의 안위만 챙기기 급급한 학급

내 방관자들, 장애우(형오)를 향한 곱지 못한 다양한 시선과 편견들 등...)

​사회의 주요 이슈들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건(ex) 장애인에 대한 차별, 왕따 문제, 청소년 범죄에 대한 처벌 문제, 입양아에 대한 문제)

이 작품이 지닌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이번 작품은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잘 버무려져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냥 난잡하게 뒤섞인 잡탕이 아닌, 맛있게 비벼진 전주 비빔밥처럼  느껴진다는 점이 핵심이다. 

캐릭터의 개성이 충분히 살아 있으며, 남수의 복수가 펼쳐지는 후반전에는 액션/학원물이 주는 카타르시스도 일견 느끼게 해 준다. 하지만, '소년이여'에서처럼, 환타지 적으로 흘러가진 않으며 남수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희생해서 사랑하는 형오를 지키고자 한다.

불우한 삶의 연속이었던 남수...... 자신을 낳아준 부모의 얼굴조차 기억할 수 없었으며, 자신을 입양한 부모 중 엄마는 교통사고로 사망, 아버지는 알콜 중독자에 정신 이상자가 되어 버려 자신의 존재 자체가 저주 받는 삶을 살았던 그였다.

그러한 남수에게 유일한 구원이 되어준 존재는 자신의 쌍둥이 형인 '형오'였다.

 

지독한 고통이 삶의 연속이었던 형오..... 비교적 안정적인 집에 입양되었으나 학교 생활 자체만으로도 그의 삶은 지옥의 연속이었다. 아무도 그를 불지옥에서 건져 내주지 못했다.

그러한 형오에게 유일한 구원이 되어준 존재는 자신의 쌍둥이 동생인 '남수'였다.

이 웹툰의 제목처럼 남수와 형오는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자'가 되어 준다.

남수는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형오를 지키려 하였으며, 결국 정신과 병원에 갇혀서 정신과 의사에게 로샤 검사를 받으면서 이야기는 종료가 된다.

결국 형오는 의대를 포기하고 심리학과를 선택하고 말이다.

인간이란 존재의 폭력성과, 희생양 메커니즘, 그리고 그 속에서 찾게 되는 구원의 개념들은 리네 지라르의 이론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참 잘 만든 수작이며, 캐릭터의 개성과 섬세한 묘사가 돋보이인다. 유료 결제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추후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만나게 되길 기대해 본다. 다양한 학원물이 양산되는 가운데, 표면적으로는 학원물을 표방하나 그 이면에 스릴러와 드라마가 가미된 개성 넘치는 작품을 정성껏 그려 주신 작가님께도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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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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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 코믹스의 유료 웹툰으로 돈을 좀 내야 완결을 볼 수 있는 웹툰이다.

학교에서 왕따 당하던 주인공이 힘을 얻어서 자신을 괴롭히던 가해자를 혼내주는 류의 학원물은 웹툰에서 꽤나 인기가 있는 소재라서 많이들 사용한다.

이 작품의 독특한 점은 독자들이 원하는 환타지가 그대로 실현된다는 점이다.

 

 

 

주인공은 무력하게 가해자에게 무너져 내리지만, 주인공의 형(어쩌면 더 중인공에 가까운)이 강력한 힘을 지녀서 무법하며, 무례한 자들을 화끈하게 처단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큰 위기나 반전 없이 이어지는 완벽한 복수극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특징인 작품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사회 속에서 강자로 인해 받게 되는 억압과 차별, 억압과 착취라는 위계 질서의 숨막힘을 일부 해소할 수 있으며, 사회의 법과 정의가 제대로 해주지 못하고 있는 '정의'에 대한 성찰도 해볼 수가 있다.

이 웹툰은 철저한 복수로 점철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폭력을 미화하거나 그 힘을 이상화 하지도 않는다.

폭력이 폭력을 부르며, 그 끊어 낼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 또는 '악의 연쇄 작용'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잘 그려주고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은이 시사하는 바도 상당히 크다.

1차적으로는 진한 쾌감을 느낄 수 있어서 이 작품의 매력에 빠지게 되나, 작품을 다 보고 나면 과연 이 학교 폭력의 굴레, 악의 순환을 어떤 식으로 끊어내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웹툰을 보면서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복수는 나의 것>, <올드 보이>, <친절한 금자씨> 와 같은 복수물 또는 뒤마의 <몽테크리스토 백작> 등과 함께 엮어서 고민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는 영화  <악마를 보았다> 와 같이 '악'에 대해 '더 큰 악'으로 응징하는 방식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지독한 '악'에 대해 '선'으로 응대를 하여, '악'을 용서하거나 없는 것처럼 취급하는 삶의 방식도 있을 것이다.

복수에 대한 가장 깊은 혜안을 줬던 문학 작품은 웹툰 <나이트런>이 정점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마저도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깊은 고뇌를 반복할 뿐이다.


최근에 일방적인 폭력과 그로 인한 부상을 경험하고 나서 이 사건에 대해 나는 '어느 정도의 용서와 어느 정도의 정의 구현'을 적용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시점이다.


우리의 삶에선 이 작품처럼 강자-약자, 갑-을, 가해자-피해자의 구도가 쉴 새 없이 펼쳐질 것이며 우리는그 때마다 나름의 신념과 철칙을 가지고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한 사람의 크리스천으로서 가질 수 있는 '사랑과 희생' 위에 '정의'를 어느 지점까지 덧입혀야 할지 고민될 때가 많다. 아무튼 이 웹툰은 다양한 사색을 도와주는 나름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결국 이 작품의 강점은 카타르시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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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노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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