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부당성 #남녀 갈등 이슈'에 해당하는 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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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모습을 제로베이스인 상태에서 바라본다는 것은, 우리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을 제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모두가 자연스럽게 두르고 있는 사회 문화적 특수성을 잠시 거두어들인다면 우리 앞에 당면한 문제들을 다른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6.25 전쟁 이후 분단 상황을 마주하게 된 우리나라는 '국방의 의무'인 대한민국 헌법 제39조에 준거해 징병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리하여 만 18세 이상 남성 국민은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4대 의무' 중에서 국방의 의무 앞에는 '신성한'이라는 형용사가 붙는다.

 

그렇게 이 나라에 태어난 모든 남성들에게 이 '함부로 가까이 할 수 없을 만큼 고결하고 거룩한' 국방의 의무는 피할 수도 없고 피하려 해서도 안되는 것이었다. 군인이 되기를 거부하는 자는 단순히 법을 지키지 않는 자가 아니라 국가의 기본 질서를 파괴하는 파렴치한 인간으로 취급받는다.

 

하지만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상황이 만들어낸 국방의 신성함에서, 이 '특수한 상황'이라는 부분을 제거하면 병역의무는 어떤 의미가 될까? 

 

구글에서 가져옴.

이렇게 제로베이스 관점에서 병역의무를 바라보면 징병이라는 글자 뜻 그대로인 '강제 징집'만이 남는다.

 

성인 남자들을 강제적으로 징집해 병역에 복무시키는 것이다. 중요한 건, 최근 병역이행기를 지나는 세대들이 이러한 제로베이스 관점을 장착하면서, 자연스레 '성스러운 징병제'가 아닌 '부당한 강제 징집' 쪽으로 생각이 기울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단순한 인식 변화만이 아니다. 입영 환경의 변화에도 영향을 받는다.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진 출산율로 병역 자원 확보에 문제가 생기면서, 기존 규모의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 현역판정률을 높이는 정책이 시행됐다.

 

그 결과 1970년도에는 현역판정률이 50%대에 그쳤지만, 1990년대 후반에 이미 80% 중반에 들어섰고, 2010년대에 들어서는 90%대로 더욱 높아졌다. 2015년 이후 입영 적체 문제 해소를 위해 현역판정 기준을 강화해 현역판정률이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2020년 기준으로도 현역과 보충역을 합한 복무대상자 비율은 94.4%에 달한다. 즉, 거의 대부분의 성인 남성이 병역의무를 이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인생 주기에서 가장 중요한 20대 초중반 시기를 군대에서 보내는 이들은 어릴적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군대를 다녀와야지 인간이 된다'라는 말이 딱히 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확실한 것 하나는 군대를 가면 결혼도 하기 전에 '아저씨'라는 칭호를 부여받게 된다는 것이다. 군대를 다녀온 남성들이 아저씨라는 말에 상대적으로 낮은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마도 이 때문일 것이다.

 

국가를 위해 최소 1년 6개월 간 의무를 다하지만, 21세기 이후로 유일한 징병보상 제도였던 군가산점제도 사라졌기 때문에 특별히 받는 보상도 없다. 

 

군대 월급을 인상해준다고 하지만 그 이유로 군대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거의 제로에 가까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대 월급 늘어서 좋겠다" , "요즘 휴대폰도 쓴다는데 군대 편하지?" 와 같은 말들을 듣는다.

 

-[그건 부당합니다], 임홍택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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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노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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