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숨바꼭질'에 해당하는 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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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화였다.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 여교사 집단 성폭행 사건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천일염을 만드는 염전에서 현대판 노예를 부리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지적 장애가 있는 분들, 판단력이 약간 저하된 분들을 대상으로 육지에 있는 직업 소개소에서 염전 일을 알선해 주고, 한번 섬에 들어가면 다시는 빠져 나가지 못하게 빨간 바지를 입히고, 매표소와 지역 경찰, 공무원들이 침묵하거나 뒤를 봐주는 식으로 그들을 섬에 가둬두고 일을 시켰다는 줄거리였다.

 

 

염전 주인들은 인신매매를 한 것이나 다름 없으며, 월급도 제대로 주지 않고 한 사람의 존엄성과 자유를 짓밟았기 때문에 굉장히 강력한 처벌을 때려서 범죄를 저질렀을 때 극심한 손해가 나도록 경제적 타격을 줘야 하는데, 법은 솜방망이 같은 처벌을 하며 집행유예 처리를 해 버렸다.

처벌 불원서를 제출했다는 이유 때문이라는데, 지적 장애가 있는 분들이 그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을지에 대한 검증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듯 하며 약 6개월 전에 비슷한 문제가 있었을 시에는 이 처벌 불원서를 승인하지 않는 등 일관성 없는 판결을 보여줬다.

[판결의 온도] 2화를 보면 전 판사 출신 신중권 씨는 대개 법조계는 보수적이며, 기존의 체제를 유지하는 안정적인 판결을 선호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국민의 상식적인 정서에도 부합하지 않는 부조리한 판결이 반복된다면 헌법을 개정하든지, 판사들이 조금은 진보적인 마인드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건 판결의 보수, 진보를 논할 문제도 아니고 지극히 상식적인 정의와 불의의 문제 아니겠는가? 이러니 판사들이 생각하는 정의와 국민들이 생각하는 정의 간에 온도차가 나는 것이다.)

약자들을 착취하고, 그들의 자유를 제한했으면서 자신들이 밥을 먹여 주고 재워줬으니 오히려 잘한 것 아니냐는 식으로 생각하는 염전 주인들과 법조계 인들, 경찰, 공무원들의 마인드는 더욱 가관이다.

이 문제는 어렵지 않다.

누군가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고, 자신은 그로 인해 부당한 이득을 얻었다.

이걸 근로기준법 관련 임금 체불 건으로만 해결을 보려했다는 건, 판사든 경찰이든 공무원이든 염전 주인이든 기본적인 인권 의식과 상식이 결여되어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문제는 어렵기도 하다.

지적장애가 있는 이들 중에 2014년도에 염전에서 구출된 이들은 육지에 있는 쉼터에서 생활하게 되었으나, 그들은 하루 종일 TV만 보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그들을 위한 별다른 프로그램이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그들에게 물어보면 오히려 염전에서 일하던 때가 즐거웠다고 말한다.

그들의 자유를 제한하고, 그들을 때리고, 괴롭히던 시간이 즐거웠다는 말이 아니다.

부지런히 할 일이 있고, 자기효능감을 느낄 수 있었던 그 시간들이 주는 그리움이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3명 정도는 다시 염전으로 돌아가서 노예 생활을 자처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적장애우들을 위한 재활 시설이나 프로그램 등이 더 확충되어야 할 필요를 느끼며 우리 나라의 복지가 계속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여지가 있음을 암시해 주는 대목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쓸데 없이, 그리고 부당하며, 불법적으로 돈을 잔뜩 쥐고 있는 MB, 삼성 등 요즘 문제시 되고 있는 분들이 사회에 돈을 좀 나눠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본인이 노력해서 번 돈을 말하는 게 아니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얻게 되는 이점을 가지는 걸 뭐라하진 않는다. 하지만 갈취하고, 빼앗고, 부당하게 얻어낸 마땅히 돌려 받아야 할 돈들은 분배되어야 한다. 그런 검은 종잣돈들만 재대로 분배되어도 훨씬 멋진 나라가 될 것이다.)

 

이 사건은 섬 마을에 대한 인식을 대단히 안 좋게 만들어 줄 것이며 신안 천일염 판매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섬이라는 폐쇄된 공간 속에서 지역 공무원들, 경찰들, 매표소 직원 등이 작당을 하고 몸과 마음이 불편한 자의 인신매매에 동조했다는 건 용납할 수 없는 문제다.

이 모든 게 '관행'이며, '늘 그래왔던 일'이라고 핑계를 대기에는, 그들의 수법은 교묘하고 잔인하다.

그로부터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세월호 사건이 터졌으며 당시에도 목표 경찰서 등 관련 단체들이 여러 가지 문제로 지적을 받았던 사례가 있음을 기억한다면, 경찰도, 우리 일반 시민들도, 공무원들도 다시 정신 차려야 한다. 이런 식으로 일을 대충대충 덮고 사는 건 우리의 인간성을 죽이는 행위다.

그 와중에도 이들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변호사, 경찰관, 다양한 민간 단체 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작은 위로를 느끼게 된다.

죄를 지은 자는 그에 합당한 벌을 받고, 피해자는 위로와 힘을 얻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 가길 바란다.​

섬 사람들도 정신 차리길 바란다. 자신들이 무지하다면 늦게라도 배우고 학습해서 바른 인간관을 습득하길 바라며, 시야가 좁아 세상 물정을 모른다면 자주 육지에 나와서 넓은 시야를 학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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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케노시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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