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부드러운 책이다. 그리고 서정적이고 아늑한 느낌을 안겨주는 책이다.

책이라는 딱딱한 컨텐츠를 통해, 이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이 책의 가치는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면 일본 소설 속에서 이와 같은 작품들을 많이 발견하게 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기존의 1급 작가들의 작품들은 불륜,외도,섹스,공허 등의 주제들이 유독 많아서 다소 식상하고 숨이 막히는 묘한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내가 그런 작품들 위주로 골라 봤던 것일수도 있다.) 

읽고 나서 , 일상 생활 속에 뜨거운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는 책을 개인적으로 선호하는데, 이 작품이 주는 따뜻함에는 그런 힘이 들어 있었다.

물론 서로 상반되는 주제의 작품들이 모두 각자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그 모든 주제들이 다양하게 공존해야 실제 삶을 더욱 진실되이 반영해준다는 점을 믿는다.

어쨌든 읽은지 10년이 지난 책이긴 하지만, 먼 훗날 자식들을 무릎에 앉혀 놓고 ,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이 책을 읽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당신의 무뎌진 감수성을 일깨워 줄 이 책을 추천한다.

* 저자인 기타무라 가오루의 작품을 좀 더 찾아 읽어 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