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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그린의 [우주의 구조]를 읽으면서 그대로 옮겨 봅니다. 그는 어려운 현대 물리학을 쉽게 설명하는 재능을 타고난 학자입니다. 상당히 어려운 개념임에도, 비교적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수 년전 개봉한 [인터스텔라], [빅 히어로] 등의 작품이 현대 우주 물리학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킨 것 같습니다. 몇 가지 중요한 이론은 이해하고 있을 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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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이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충격적인 선언이 아닐 수 없다.

나는 물리학을 공부하면서 이 사실을 안지 근 25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조용히 앉아서 상대적

시공간을 떠올릴 때마다 스스로 놀라곤 한다.

 

빛의 속도가 항상 일정하다는 실험적 사실로부터 "시간과 공간은 그것을 바라보는 구경꾼(관측자)의 운동상태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는 황당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는가!


절대로 틀리지 않는 이상적인 시계를 모든 사람들이 하나씩 차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그렇다면 고전적으로는 누가 어떤 운동을 하며 어떤 파란만장한 삶을 산다고 해도, 모든 사람들의 시계는 언제나 동일한 시간을 가리키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어느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면 두 사람의 시계는 달라진다.


두 사건 사이의 시간간격(예를 들면 불꽃놀이를 할 때 첫 번째 폭죽이 터진 후 두 번째 폭죽이 터질 때까지 흐른 시간) 이 두 사람에게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시간뿐만 아니라 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는 모든 사람들이 길이가 똑같은 막대를 하나씩 갖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물론 막대의 길이는 모두 동일한 조건에서 측정되엇다.)


이 경우에도 한 사람이 다른사람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면 두 사람이 갖고 있는 막대의 길이는 달라진다. 막대뿐만 아니라 이들이 측정한 임의의 두 점 사이의 거리도 달라진다.(사실, 막대의 길이란 막대의 양 끝점 사이의 거리를 의미한다) 시간과 공간이 이런 특성을 갖고 있지 않다면, 빛의 속도는 관측자의 운동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야 한다.


그러나 빛의 속도는 항상 일정하다. 이것은 수많은 실험을 통해 확인된 결과이므로 반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므로 시간과 공간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기묘한 성질을 갖고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얻은 결과를 간단하게 요약해 보자.

 

시간과 공간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가?


- 시간과 공간은 빛의 속도가 관측자의 운동상태에 상관없이 항상 일정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각 관측자의 운동상태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


그렇다면 시간과 공간은 관측자들 사이의 상대속도에 따라 어느 정도로 달라지는가?


이것을 계산하려면 약간의 수학이 동원되어야 하는데, 고등학교 수준의 수학이면 충분하다.

 

 


 

사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수학 때문이 아니라, 이론에 적용된 아이디어와 그로부터 내려진 결론들이 우리의 경험과 상식에 정면으로 상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년 넘게 전수되어 온 뉴턴의 절대적 시공간이 수정되어야 하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했다면, 나머지 구체적인 내용을 채워 넣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정확하게 100년 전에 아인슈타인은 이 일을 해냈다.


빛의 속도가 누구에게나 일정하게 보이려면 한 관측자가 측정한 거리와 시간간격은 그에 대해 움직이고 있는 다른 관측자의 측정값과 달라야 한다. 이것이 바로 특수상대성 이론의 출발점이었다.


아인슈타인이 떠올렸던 생각 속으로 좀 더 깊이 들어가 보자. 지난번에 빛과의 경주에서 좌절감을 맛본 바트는 무모한 경주를 포기하고 스케이트보드에 달려 있는 핵 추진 장치를 제거했다.

그래서 바트의 보드는 끽해야 시속 65마일 밖에 달릴 수 없는 평범한 보드가 되었다.

어느 날 바트는 보드를 타고 북쪽으로 달리다가(달리는 도중에 책도 읽고 하품도 하고.., 꽤나 지루했을 것이다) 고속도로를 만나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렇다면 바트가 북쪽으로 진행하는 속도는 얼마나 될까? 구체적인 값은 계산을 해 봐야 알겠지만 시속 65마일보다 느리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처음에는 시속 65마일이라는 모든 속도가 북쪽으로 진행하는데 사용되었지만, 방향을 바꾼 후로는 속도의 일부가 동쪽으로 진행하는 데 사용되고 있으므로 북쪽으로 진행하는 속도는 이전보다 느려질 수 밖에 없다.

특수상대성이론의 핵심 아이디어는 이 간단한 원리 속에 다 들어 있다. 지금부터 그 속으로 들어가 보자. 우리는 물체의 이동을 생각할 때 공간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경우를 주로 떠올린다.

 

 

그러나 공간상의 이동만큼 중요한 이동이 또 하나 있다. 시간을 따라 이동하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즉, 물체는 공간 속에서 이동할 수도 있고 시간을 따라 이동할 수도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이 차고 있는 손목시계와 벽에 걸려 있는 벽시계의 초침이 째깍거리는 동안 당신을 비롯한 모든 만물들은 아무리 싫어도 시간을 따라 가차 없이 '이동당하고' 있다. (사람들은 '나는 원치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시간을 따라 강제로 이동당했다' 는 말을 간단하게 줄여서 '늙었다'는 말로 대신하기도 한다). 뉴턴은 시간을 따라가는 이동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이동은 아무런 상호관계가 없는 독립적인 운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이들 사이에 너무나도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특수상대성이론이 이루어 낸 가장 큰 발견은 바로 이것이다. - 당신이 보기에 정지해 있는 주차된 자동차는 공간상의 이동이 전혀 없는 대신 시간을 따라 미래로 이동하고 있다. 정지해 있는 자동차와 그 안에 앉아 있는 운전자, 도로, 그리고 그들에 대해 정지해 있는 당신과 당신이 입고 있는 옷 등은 시간이 완벽하게 일치된 상태에서 일제히 시간을 따라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이 모두 나름대로의 시계를 갖고 있다면 누군가가 갑자기 움직이지 않는 한 모든 시계들은 똑같은 시간을 가리킬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가 공간을 가로지르며 달리기 시작하면 시간을 따라 이동하던 운동의 일부가 공간의 이동에 사용된다.

바트가 속도를 그대로 유지한 채 이동방향을 북쪽에서 북동쪽으로 틀었을 때, 북쪽으로 이동하는 속도가 이전보다 느려지면서 동쪽으로의 이동이 새롭게 나타나듯이, 정지해 있던 자동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시간을 따라 이동하는 속도는 이전보다 느려지면서 공간상의 이동이 새롭게 나타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시간만을 따라 이동하던 자동차(정지상태)가 시공간에서 방향을 바꿔 시간과 공간으로 동시에 이동(주행상태) 하고 있는 것이다. 주행 중인 자동차는 시간을 따라 이동하는 속도가 느려졌으므로, 이는 곧 자동차의 시계가 길에 서 있는 당신(그리고 길에 대하여 정지해 있는 모든 것)의 시계보다 느리게 간다는 뜻이다.

 

 

이상이 바로 특수상대성이론의 핵심이다.

내친김에 약간의 논리를 추가하여 진도를 조금 더 나가 보자. 핵 추진 장치를 제거한 바트의 스케이트보드는 시속 65마일이 최대속도라고 했다. 속도에 한계가 있다는 것은 지금 우리의 논리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일 바트가 속도를 마음대로 낼 수 있다면 방햐야을 북쪽에서 북동쪽으로 바꾼 후 이전보다 빠르게 달림으로써 북쪽으로 진행하는 속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속도에 한계가 있고 바트가 최대 속도로 달리고 있다면 방향을 바꾼 후의 속도(북쪽으로 향한 속도와 동쪽으로 향한 속도의 조합)는 여전히 시속 65마일을 유지할 것이다.


그러므로 북쪽으로부터 방향을 조금 틀기만 하면 북쪽으로 진행하는 속도는 느려질 수 밖에 없다.

 

 

특수상대성이론은 운동에 대하여 이와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다.

즉, 임의의 물체의 속도(공간이동과 시간이동을 조합한 속도)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항상 광속(빛의 속도)과 같다는 것이다.

독자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광속으로 달릴 수 있는 것은 빛 뿐이다" 라는 말에 익숙해 있을 것이므로 방금 한 말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물체가 광속보다 빠르게 달릴 수 없다는 것은 오로지 공간상의 이동만을 고려했을 때 그렇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는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을 따라가는 운동도 같이 고려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이 주장하는 바는 두 종류의 운동(시간운동과 공간운동)이 서로 상보적인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당신이 길가에 서서 바라보던 주차된 자동차가 어느 순간에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오직 시간만을 따라 광속으로 이동하던 자동차가 어느 순간에 방향을 바꿔서 공간으로도 이동을 시작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두 속도를 조합한 전체속도는 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공간에서 이동을 시작한 자동차의 시간은 정지해 있을 때보다 느리게 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속 5억 마일로 달리고 있는 바트의 시계를 정지해 있는 리사가 보았다면, 그녀의 눈에는 바트의 시계가 자신의 시계보다 2/3만큼 느리게 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리사의 시계로 3시간이 흘렀다면 바트의 시계로는 두 시간이 흘러간다.

지금 바트의 공간 속을 엄청난 속도로 이동하고 있으므로, 시간을 따라 이동하는 속도가 그만큼 느려진 것이다. 뿐만 아닐, 공간을 가로지르는 속도는 아무리 빨라도 광속을 초과할 수 없다.

왜 그런가?

 

 

정지해 있는 물체는 시간을 따라 광속으로 움직이는데, 여기에 공간이동이 추가되면 시간 쪽으로 향했던 광속운동이 공간 쪽으로 일부 할당되며, 공간을 이동하는 속도가 광속에 도달하면 시간을 따른 이동은 전혀 일어나지 않게 된다.


즉, 광속으로 움직이는 물체는 나이를 전혀 먹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것은 모든 속도가 공간이동에 100% 사용된 극단적인 경우이고 여기서 더 이상의 속도를 낼 수는 없으므로, 공간을 이동하는 속도는 어떤 경우에도 광속을 초과할 수 없다. 그리고 빛은 특이하게도 항상 광속으로 달리고 있으므로 나이를 먹지 않는다. 만일 광자(빛을 이루는 입자)가 시계를 차고 있다면 그 시계의 초침은 전혀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빛은 화장품 제조업체와 전 세계 여인들의 영원한 꿈을 실현시킨 유일한 존재이다. 빛은 100억 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이가 똑같다.

이와 같이 특수상대성이론의 효과는 물체의 공간이동속도가 광속에 가까워질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시간이동속도와 공간이동속도의 상보적인 관계는 항상 성립한다.

물체의 속도가 느리면 특수상대성이론은 상식의 세계인뉴턴의 고전역할과 거의 같아지지만, 둘 중 항상 옳은 이론은 특수상대성이론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이 모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언뜻 보기에는 마치 교묘한 말장난이나 야바위처럼 보일 수도 있고 심리적인 환상으로 느낄 수도 있겠으나, 우리가 속한 우주는 분명히 이런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1971년에 조지프 하펠레와 리처드 키팅은 최첨단 기술로 만들어진 세슘 원자시계를 이용하여 시간이 느리게 가는 효과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그들은 두 개의 시계를 준비하여 하나는 민간용 항공기에 싣고 다른 하나는 지상에 방치해 둔 채 장거리 여행을 한 후 두 시계가 가리키는 시간을 비교한 결과, 비행기에 탑재된 시계가 지상의 시계보다 느리게 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비행기는 빛의 속도와 비교할 때 거북이나 다름 없으므로 시간의 차이는 극히 미미하게(수천억분의 일초 정도) 나타났지만,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이 옳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1908년에는 "새로운 실험으로 에테르가 발견되었다" 는 소문이 학계에 돌기 시작했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절대공간이 존재한다는 뜻이고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은 탄생 3년 만에 폐기되어야 할 판이었다. 소문을 들은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신은 미묘한 존재지만 우리에게 해악을 끼치진 않는다."(Subtle is the Lord, malicious He is not). ​

 

특수 상대성이론처럼 완벽하고 우아한 논리가 이론적으로 가능하면서 실제의 우주는 그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면, 신은 우리를 갖고 놀면서 심술궂은 장난을 치고 있는 셈이다. 아인슈타인은 만물의 창조주인 신이 그런 식으로 인간에게 해악을 끼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로 자신의 이론에 확신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그 소문은 사실무근임이 밝혀졌고, 빛을 매개한다는 에테르는 과학의 장에서 영구히 추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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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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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그린의 지식을 그대로 빌려 봅니다. 흥미로운 소재인 웜홀에 대해서 알아 봅시다.

영화 [인터스텔라] 등에서도 관련 지식이 활용되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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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킵 손이 제기했던 타임머신의 기본원리를 개괄적으로 이해한 후, 그에 수반되는 문제점과 해결책을 찾아보기로 하자.

 

웜홀이란, 공간에 나 있는 가상의 터널을 칭하는 용어이다.


산을 관통하는 일상적인 터널은 산의 한쪽 기슭과 반대쪽 기슭을 연결해 주는 일종의 지름길 역할을 한다.


웜홀의 기능도 이와 비슷한데, 일상적인 터널과는 중요한 차이점을 갖는다.


산을 관통하는 터널은 이미 존재하는 공간 속을 가로지르는 지름길이지만(길을 막고 있는 산과 그 산이 점유하고 있는 공간은 터널이 완공되기 전부터 존재했었다), 웜홀은 기존의 공간을 통하지 않으면서 공간상의 한 지점과 다른 지점을 연결시켜 주는 새로운 지름길이다.


일상적인 터널을 제거한다 해도 그 터널이 점유하고 있던 공간은 그대로 남아 있지만, 웜홀을 제거하면 웜홀이 점유하고 있던 공간도 사라진다.

 

 


 

[핵발전소와 쇼핑물을 연결한 웜홀 그림이 제시됨]


웜홀은 공간상에 표현할 수 없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웜홀은 양쪽 끝만 기존의 공간에 연결되어 있고 중간부분은 다른 공간에 속해 있는 통로이다. 당신이 거리를 거닐면서 아무리 하늘을 바라봐도 웜홀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웜홀을 눈으로 확인하려면 쇼핑몰 안으로 들어가서 웜홀의 한쪽 끝(입구)를 직접 확인하는 수 밖에 없다. 그곳에서 웜홀을 바라보면 반대쪽 입구와 연결되어 있는 핵발전소 내부가 보일 것이다.


그리고 허공에 아치형으로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이 길은 분명히 직선거리보다 길다. 이 모든 것은 웜홀을 가시화시키기 위해 공간에 존재하는 것처럼 그렸기 때문에 발생한 오류다.


그래서 물리학자들이 웜홀을 표현할 때는 다른 그림을 제시하곤 한다. [말굽 자석 모양에 위 아래 극을 연결하는 통로로 이어진 듯한 그림. 검색하면 나올 것임]

 

 


 

이 그림에서 보면 핵발전소와 쇼핑몰을 연결하는 직선경로(지면을 따라가는 직선경로)는 새로운 공간에 나 있는 웜홀보다 확실히 길다.

그림으로 표현하기가 어렵기로 유명한 상대성이론의 기하학을 지면 위에 억지로 구현시키다 보니, 그림 15.3은 실제의 모습에서 많이 왜곡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부정확한 그림만으로도 많은 부분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웜홀이 정말로 존재하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물리학자들은 일반상대성이론이 웜홀의 존재를 허용한다는 사실을 이미 수십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1950년대에 존 휠러와 그의 연구동료들은 이 연구를 최초로 시도하여 웜홀이 갖고 있는 수학적 특성들을 체계적으로 규명해 놓았다.


그 후 킵 손과 그의 동료들은 웜홀이 공간을 연결하는 지름길일 뿐만 아니라 시간을 뛰어넘는 지름길도 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함으로써, 시간여행의 가능성을 한층 더 높여 놓았다.

-브라이언 그린 [우주의 구조]를 인용함-​ 

 

 

*모든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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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개봉했던 [인터스텔라]로 인해 우주 물리학, 양자역학, 상대성 이론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시간여행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도 섞여 있다 보니, 이 부분에 대한 짤막한 지식을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킵 손의 저서가 영화 [인터스텔라]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지만, 브라이언 그린 또한 이 쪽 방면으로 글을 쉽고 재미

있게 잘 쓰기에 그의 지식을 그대로 인용해 보고자 합니다.


늘 이쪽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과학이 어느 순간 형이상학적인 철학이나 판타지 장르와 비슷하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초끈 이론과 다중 우주론으로 넘어가다 보면 과연 '과학이란 무엇인가?'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하기도

합니다. 일단 재미있습니다. 인간이 오감을 사용하고, 이성을 활용하여 접근할 수 있는 극한까지 들어가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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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사고를 하는 물리학자들은 이 질문에 "불가능하다"고 답할 것이다.

 

나 자신도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불가능은 100% 확실한 불가능이 아니다. 만일 당신이 "무거운 물체를 가속시켜 빛보다 빠르게 움직이도록 만들 수 있습니까?" 라고 묻거나, "맥스웰의 이론에서 전자와 동일한 전하를 가진 입자가 분해되어 전하가 두배인 입자가 탄생할 수 있습니까?" 라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100% "아니오"이다.


이런 현상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론과 실험을 통하여 충분히 검증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100% 신뢰도로 증명한 사례는 아직 없다.

심지어 일부 급진적인 물리학자들 중에는 과학이 극도로 발달한 문명에서 타임머신이 제작되는 과정을(약간의 가정을 섞어서) 장황하게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흔히 타임머신이라고 하면 과거와 미래를 모두 오갈 수 있는 기계장치를 떠올린다).


물론 드로리안의 엔진을 업그레이드시킨다고 해서 자동차가 타임머신으로 변할 수는 없다.


대다수의 물리학자들은 현재 알려진 물리법칙의 범위안에서 타임머신의 제작이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심증에 의한 믿음일 뿐, 엄밀한 증명을 거친 것은 아니다. 아인슈타인도 일반 상대성이론 연구에 몰두하고 있을 때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사실, 그가 시간여행을 전혀 생각한 적이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아인슈타인에 의해 시공간의 혁명을 겪었던 당시 과학자들은 그 파급효과가 과연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 궁금했다.


그동안 별 의심 없이 수용되어 왔던 직관적인 시간의 개념은 상대론의 혁명 속에서 단 일부라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아인슈타인은 시간여행에 관한여 이렇다 할 저술을 남기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문제에 관한 한 그 자신도 아는 것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 상대성이론이 발표된 후로 전 세계의 물리학자들은 시간 여행과 관련된 논문을 조심스럽게 발표하기 시작했다.


일반 상대성 이론과 시간여행을 결부시킨 최초의 논문으로는 1937년에 스코틀랜드의 물리학자

반 스토쿰(W. J. van Stockum)의 논문과 고등과학원에서 아인슈타인과 같이 근무했던 쿠르트 괴델(Kurt Godel)이 1949년에 발표한 논문을 들 수 있다.

 

 


반 스토쿰은 밀도가 아주 크고 무한히 긴 실린더 형 물체가 중심축에 대하여 회전할 때 나타나는 현상을 연구하였는데, '무한히' 긴 실린더는 물리적으로 현실성이 없지만 그가 얻은 결과는 학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14장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질량이 큰 물체가 회전하면 주변의 공간은 소용돌이처럼 왜곡된다.


그런데 수학적인 분석을 해보면 시간도 공간을 따라 왜곡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때, 시간의 방향이 물체가 회전하는 쪽으로 꼬이면서 그 주변에 있는 대상(당신)을 과거로 데려간다는 것이 반 스토쿰의 시간여행이론이었다.


만일 당신이 타고 있는 로켓에 이런 물체가 실려 있다면 당신은 로켓이 출발했던 지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물론 무한히 긴 실린더를 만들 수는 없지만, 이것은 일반상대성이론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금지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한 최초의 논문이었다.


괴델도 회전운동을 시간여행의 중요한 실마리로 삼았다. 그러나 그는 반 스토쿰처럼 공간 안에서 회전하는 물체를 고려한 것이 아니라 공간 자체가 회전하고 있을 때 나타나는 효과를 연구하였다.


만일 마흐가 괴델의 논문을 읽었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을 것이다.


마흐의 관점에서 볼 때 공간 전체가 회전하고 있다면 '회전하는 공간'을 비교 판단할 수 있는 대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마흐의 관점을 따른다면 회전하는 우주와 정지해 있는 우주는 완전히 동일하다.


이것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마흐의 상대론적 개념이 일치하지 않는 또 하나의 사례이다.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회전하는 우주와 정지해 있는 우주는 분명히 다른 우주이며, 그 차이는 관측으로 확인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전하는 우주에서 레이저빔을 발사했을 때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빔은 똑바로 가지 않고 곡선을 그리며 휘어져야 한다.(회전 목마를 탄 채로 공을 던졌을 때 공의 궤적이 휘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괴델은 회전하는 우주에서 로켓을 타고 적절한 궤적을 따라가면 로켓이 출발했던 시간보다 이전의 시점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회전하는 우주는 그 자체로 타임머신이 되는 셈이다.


아인슈타인은 괴델의 혁신적인 발견을 축하해 주면서, 한편으로는 과거 여행을 허용하는 일반상대성이론의 해가 다른 물리법칙과 상충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괴델이 얻은 해를 그대로 인정한다 해도, 레이저빔이 휘어지는 현상은 관측되지 않았으므로이 우주는 회전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반 스토쿰과 괴델은 병 속에 들어 있던 요정을 처음으로 꺼낸 장본인으로서 그 업적을 인정받고 있다.


그 후 과거여행을 허용하는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의 해가 다양한 형태로 발견되었다.


타임머신에 대한 학자들의 관심은 최근 수십 년 사이에 다시 고조되고 있다.


1970년대에 프랭크 티플러(Frank Tipler)는 반 스토쿰이 얻었던 해를 더욱 발전시켰으며, 1991년에 프린스턴대학의 리처드 고트(Richard Gott)는 우주적 끈(cosmic string)(초기 우주가 위상변화를 겪으면서 공간에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의 무한 끈)을 이용한 타임머신 제작법을 제안하였다.


이 모든 이론들이 시간 여행의 실현에 나름대로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가장 그럴듯한 타임머신 모델을 제안한 사람은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의킵 손(Kip Thorne)과 그의 동료들이었다. 이들이 제안한 타임머신에서는 웜홀(wormhole)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다음 번에 기회가 된다면 '웜홀'에 대한 브라이언 그린의 이야기를 들어 보도록 하자.

웜홀은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핵심적인 소재로 사용되었었다.


- 브라이언 그린 [우주의 구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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