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찾아 떠나는 젊음의 세계 방랑기'

'자기 찾기', '젊음', '세계 방랑기' 라는 키워드만 봐도 이 책의 색깔이 얼추 예상된다.

일단 책의 저자의 이력이 독특하다.

일본에서 유명한 괴짜 시인이자 록 가수이고 사업가이다.

명문 대학에 입학했으나 학업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해 중퇴하고 스무살에 빚을 끌어대 아메리칸 바 를 개업하고, 자신만의 출판사를 세워서 자서전을 발간했으며 전국 순회 콘서트를 벌이다 경찰에게 쫓겨다니기도 하고, 록 밴드 그룹 리더를 하다가 결혼 후 약 2년간 세계 일주 여행을 떠난 사람이 이 책의 저자이다.

굉장한 보헤미안의 스피릿을 지닌 저자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찍은 의미 있는 사진들과 그 사진을 보며 떠오르는 심상들을 짤막하게 적어 놨다.

때론 짧은 에세이 형식으로, 때론 시의 형식으로... 때론 문장 하나로..

흑백으로 된 전 세계의 다양한 인물 사진, 풍경 사진, 사물 사진 등도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그 사진과 함께 쓰여 있는 저자의 사상과 느낌을 듣는 게 가장 즐겁다.

속도 깊고, 사유의 폭도 넓다.

쉽게 읽히지만, 여운은 오래가는 책이다.

삶이 답답하고, 길이 보이지 않을 때, 뭔가 자신이 앞만 보고 달려와서 자기를 잃어버리고, 주변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완전한 해답은 주지 못하지만) 기분을 전환시켜 주는 응급 해독약 정도의 역할을 해 줄 것이다.